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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중앙에 배치된 수직형 BMW 키드니 그릴, 헤드라이트와 수평적인 조명 표면. 지난 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BMW가 최초로 공개한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뉴 iX3'의 전면부다. 전작 대비 인상이 싹 바뀐 뉴 iX3의 디자인의 시작점은 지금으로부터 8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노이어 클라쎄' 모델부터 시작된다.



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BMW 뉴 iX3 공개 월드프리미어 현장. 사진=최수진 기자


 헤리티지 제대로 살 은행의자금조달 린 BMW 뉴 iX3
20일 BMW그룹에 따르면 이번 신형 뉴 iX3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노이어 클라쎄'다. '뉴 클래스'(New Class)의 독일어로, BMW그룹의 미래를 열 핵심적인 프로젝트다. 기술, 주행 경험, 디자인 등 모빌리티에 관련된 모든 부분에서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는 얘기다.
지금은 프로젝트명으로 통하 투신 지만, 노이어 클라쎄는 사실 1961년 BMW그룹의 존폐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됐던 자동차 모델이다. 1959년 경영난을 겪으며 벤츠 다임러에 매각될 뻔했던 BMW가 절치부심하고 만든 모델이 바로 '노이어 클라쎄' 였다. 회사의 명운이 걸린 모델이었던 셈이다.
당시 BMW의 라인업은 초소형 차(이세타, 600, 700)와 고급 대형 주택금융공사 차(501, 502, 503)에 치우쳐 있었다. 새 프로젝트는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외관, '펀 드라이빙'에 초점을 맞춘 중형 스포츠 세단 세그먼트를 만드는 것이었다. 1959년 독일 기업가 가문 '콴트' 출신의 대주주 허버트 퀸트가 여기에 투자를 결정하면서 프로젝트는 날개를 달았다. 노이어 클라쎄의 공식 명칭은 배기량을 따라 'BMW 1500'으로 불렸 개인금융 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프리미엄 세단 차량 BMW '5시리즈'의 전신이기도 하다.



BMW 5시리즈의 전신인 BMW 1500. 노이어클라쎄 모델이다. 차량 전면 디자인이 뉴 iX3에 녹아있다. 사진=최수진 기자


은행권 결과적으로 중형 세그먼트 세단에 대한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한 BMW는 노이어 클라쎄로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BMW의 1960~1970년 자동차 판매량은 5만2771대에서 13만8850대로 약 3배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차량 매출은 7배 이상 늘었다.
BMW는 이러한 노이어 클라쎄의 전면 디자인을 84년이 흐른 2025년 순수 전기차 모델인 뉴 iX3에 적용했다. 노이어 클라쎄를 회사가 새롭게 나아가야 할 방향성으로 설정한 만큼, 뉴 iX3를 통해 1960년대 노이어 클라쎄의 영광을 되새기겠다는 의미도 담긴 셈이다. BMW그룹 관계자는 "1960년대 BMW가 빠르게 성장했고 이 때문에 경영에 있어 선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라며 "노이어 클라쎄를 통해 개발 및 영업 부서 간 협력 관계도 더욱 강화됐다"라고 부연했다.



뉴 iX3와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 및 BMW그룹 임원진들. 사진=최수진 기자


 전동화 시대에 더 빛나는 '헤리티지'
BMW의 노이어 클라쎄와 같이 최근 완성차 업계에서는 '헤리티지'가 화두 중 하나다. '뉴트로'(New+Retro)라는 하나의 큰 문화적인 현상이 반영되면서, 내연기관이 아닌 전동화 시대를 맞아 기존과는 다른 차별점을 브랜드의 '뿌리'에서 찾고 있다.
현대차도 자사 최초 순수 전기차인 아이오닉5에 포니를 오마주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포니는 1975년 생산된 것으로 현대차의 첫 독자 모델이다. 폭스바겐은 이번에 내연기관 베스트셀러 모델의 헤리티지를 계승해 새로운 전기차 네이밍 전략을 도입했다. 기존 'ID' 시리즈에 내연기관 모델명인 '폴로', '티구안' 등을 붙이는 식이다. 폭스바겐의 브랜드 역사를 계승하면서도 전기차 이미지를 살렸다.
완성차 업계의 헤리티지 바람은 단순히 '옛것을 복원한다'에서 그치지 않고 옛것에서 나아가 새롭게 계승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더욱이 내연기관 시대와 결별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하는 전동화 시대에서 더욱 그 가치가 빛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동화 시대가 되면서 기술을 강조한 신생 업체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는데, 내연기관으로 다져진 기업이 헤리티지를 통해 차별성을 두려는 전략 중 하나"라며 "이를 통해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로서 신뢰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