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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아서 있지. 양반 다니는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주식양도세 대주주 기준 10억 원'은 굳이 고집할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한다.”
(이재명 대통령, 9월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 발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이 한마디는 악화일로로 치닫던 '경제 분야 평가' 여론 흐름을 다소 바꿔 놓았다. 이튿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종합 지지율이 직전 조사보다 하락(63%→58%)한 것과는 별개로, '경제를 못한다'는 비토 여론(부정적 평가)만큼은 확연히 꺾였다는 말이다. 상장 주식 양도 주택대출 갈아타기 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의 주식 보유 기준을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낮추겠다는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7월 31일부터 이 대통령 기자회견 직전까지, 42일 동안 이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 요인 중 '경제·민생'의 비중은 점점 커지는 추세였다. 특히 '주식양도세 기준 확대'를 둘러싼 논란은 국회 국민청원까지 제기됐을 정도로 일반 시민들에겐 '뜨거운 금계산 감자'였다.
그런데 이런 논란이 지금은 가라앉는 분위기다. 여론조사 결과가 그렇다. 한국갤럽이 응답자의 '자유 답변'을 받아 매주 분석하는 대통령 직무 수행의 '긍정 또는 부정 이유'를 보면, 이 대통령에 대한 비토 여론 중 '경제를 못한다'는 응답률은 세제개편안 발표 후 15%까지 치솟았으나 11일 회견 직후엔 6%로 떨어졌다. 가장 무서류즉시대출 최근인 19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도 '경제를 못한다'는 목소리는 잠잠해진 상태다. '경제 분야'에 국한할 때 여론 흐름이 요동친 7월 말부터 최근까지, △주식양도세 기준 확대 논란은 어떻게 전개됐는지 △이 대통령에 대한 경제 분야 비토 여론은 어땠는지 △이재명 정부의 경제 운영 관련 여론을 좌우할 다음 변수는 무엇일지 등을 짚어 봤다.

무위험이자율 발표 당일 '반발 국민청원'… 여당도, 정부도 몸 사려
이재명 정부의 첫 세제개편안 중 주식 양도소득세 징수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은 공개 당일(7월 31일)부터 논란을 야기했다.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가진 시민들은 그날 국회 전자청원사이트에 '대주주 양도소득세 하향 반대 청원'을 냈다. 청원인은 "대주주가 연말에 주식을 팔 기간이자율 면 양도소득세 부과는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연말마다 '세금 회피용' 물량이 풀리면 주가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 누가 한국 증시로 오겠느냐"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등록 나흘째인 8월 3일, 10만 명 이상 동의를 얻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회부 요건(5만 명 동의)을 일찌감치 충족했다. 국민의힘은 "투자자를 겨냥한 표적 증세이자, 세금 걷기에만 몰두한 조세 역주행"(김정재 당시 정책위의장, 8월 1일)이라고 비판하며 공세를 펼쳤다.



7월 31일부터 국민 동의를 받기 시작한 '대주주 양도소득세 하향 반대 청원' 내용 일부. 나흘 만인 8월 4일 11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국회 전자청원 사이트 캡처


여당에도 후폭풍이 불어닥쳤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세제개편안 발표 이튿날 "당정 간 긴밀한 협의로 10억 원 대주주 기준의 상향 가능성을 검토해 투자자 불신 해소에 주력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정책 설계 등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8월 3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8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행정부도 몸을 사렸다. 정부는 같은 달 26일 국무회의를 열어 세제개편안을 의결했으나, '양도세 대주주 기준 하향' 방안은 심의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여당은 '시간을 끌면 안 된다'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재촉하기 시작했다. 이틀 뒤인 8월 28일, 민주당 '코스피(KOSPI·종합주가지수) 5000 특별위원회' 소속 이소영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9월 후반이 되면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현행처럼) 50억 원으로 유지하는 결정을 해도 별로 환영을 못 받을 것"이라고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

'양도세 확대'가 불붙인 李 '경제·민생' 비토 여론
'주식양도세 기준'은 이재명 정부를 바라보는 민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대통령 비토 여론 가운데 '경제·민생 운영을 잘 못한다'는 응답 비중이 늘기 시작한 것이다. 매주 실시되는 한국갤럽의 '대통령 직무 수행을 긍정 또는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 설문 분석에 따르면, 세제개편안 공개 이전 마지막 이 대통령 지지율 조사(7월 11일 공개)에서 부정적 평가 원인으로 '경제·민생'을 꼽은 응답자 비율은 4%에 불과했다.



8월 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전광판에 표기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6.03포인트(3.88%) 내린 3,119.41에 마감했다. 뉴시스


하지만 7월 31일 세제개편안 발표 후 상황이 달라졌다. 첫 조사(8월 15일 공개)에서부터 이 대통령의 경제 운영 부정적 평가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다. 이때 '경제'가 부정적 평가 이유라고 답한 비율은 7%로, 직전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그 이유로 '주식양도세 부과 대상 확대'를 콕 집은 응답자도 처음 등장했다. 8월 22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에선 경제 분야를 부정적 평가 이유로 꼽은 응답률은 11%로 상승하며두 자릿수를 찍었다. 다만 같은 달 29일 조사에선 한미 정상회담(8월 25, 26일)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우세해지며 '경제 비토 여론'도 7%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달 5일 발표에선 '이 대통령이 경제를 못한다'는 응답 비율이 15%로 가파르게 올랐다. 당시 갤럽은 주식양도세 과세 기준에 대한 별도의 조사 결과도 내놨는데,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7%가 '(50억 원 이상 보유로) 현행 유지'를 선택했다. '10억 원 이상으로 기준 변경'을 선택한 비율은 27%에 머물렀다. 여론조사기관 '메타보이스'의 김봉신 부대표는 "부정적 평가가 우세한 것은 (세제개편안 발표 등) 이슈 초반에 일반인 여론 수렴이 부족했다는 방증"이라고 짚었다.



이재명(왼쪽)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 참석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모두 발언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급기야 이 사안은 이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회동 테이블에도 올라갔다. 이달 8일 국민의힘은 장동혁 대표가 이 대통령과 비공개로 만난 자리에서 주식양도세 대주주 기준 상향 조정을 민생정책 중 하나로 제안했다고 밝혔다.

42일 만에 여론 반전… "향후 메시지 관리 중요"
결국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섰고, 여론의 반전도 시작됐다.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그는 "증시 활성화는 새 정부 경제·산업 정책의 핵심이다. 그것(주식양도세 과세 기준) 때문에 주식시장 활성화에 장애가 된다면 (대주주 기준을) 반드시 50억에서 10억으로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지 42일 만에 사실상 '철회'를 시사한 것이다. 이튿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 원인으로 '경제·민생'을 꼽은 응답률은 6%였다. 전주 대비 9%포인트나 낮아진 수치였다. 해당 응답 비율은 19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도 6%로 동일했다.
경제 분야에서 '이재명 비토' 확산이 멈춰 선 배경에 있는 건 무엇일까.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 대통령의 소통 스타일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통령의 주식양도세 관련 발언에 대해 "유권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될 지점을 핀포인트 식으로 포착해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야당 대표 등을 거치며) 여론 동향을 면밀히 살핀 경험이 있다 보니, (각종 논란에도) 노련하게 반응하고 이슈를 주도하는 이 대통령의 특성이 드러난 사례"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5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당시 이재명(오른쪽 두 번째) 대통령이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도널드 트럼프(맨 왼쪽 뒷모습) 미국 대통령에게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강훈식(맨 오른쪽) 대통령실 비서실장. '플리커' 백악관 계정 캡처


다만 낙관은 이르다. 경제 분야와 관련한 이 대통령의 앞길은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당면한 최대 현안은 대(對)미국 투자·관세 협상이다. 전문가들은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 사회에 상당한 논란을 야기할 수도 있는 해당 이슈와 관련, 이 대통령이 또다시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진단한다. 김봉신 부대표는 "증시 활성화 측면에선 이 대통령이 (민심의) 점수를 얻은 게 맞다"면서도 "미국과의 관계 설정에서 파생되는 경제 이슈의 경우,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때문에 (이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 관리에 있어 앞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만만치 않다"고 짚었다. '트럼프발(發) 변수' 하나만 봐도 이재명 정부의 경제 리스크는 언제든 불거질 수 있고, 따라서 그에 대처하는 이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가 여론의 향방에 중요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참고자료
※본보는 선거여론 조사 기준(공직선거법 제18조 '다수의 선거여론조사 분석결과의 공표·보도')에 따라, 기사에서 인용한 주요 여론조사의 △분석 대상 △분석 방법 등을 아래와 같이 기재합니다.
※분석 의뢰자의 경우, 공통적으로 '한국갤럽 자체 조사'입니다.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628호
-조사 기간: 2025년 7월 8~10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
-표본 추출: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RDD) 무작위 추출
-표본 오차: ±3.1%포인트(신뢰 수준 95%)
-응답률: 11.7%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630호
-조사 기간: 2025년 8월 12~14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
-표본 추출: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RDD) 무작위 추출
-표본 오차: ±3.1%포인트(신뢰 수준 95%)
-응답률: 13.4%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633호
-조사 기간: 2025년 9월 2~4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
-표본 추출: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RDD) 무작위 추출
-표본 오차: ±3.1%포인트(신뢰 수준 95%)
-응답률: 12.1%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634호
-조사 기간: 2025년 9월 9~11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
-표본 추출: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RDD) 무작위 추출
-표본 오차: ±3.1%포인트(신뢰 수준 95%)
-응답률: 11.8%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635호
-조사 기간: 2025년 9월 16~18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표본 추출: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RDD) 무작위 추출
-표본 오차: ±3.1%포인트(신뢰 수준 95%)
-응답률: 11.8%

윤현종 기자 bell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