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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규용남 작성일25-06-24 05:05 조회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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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스의 도시 리버풀은 영국을 대표하는 비엔날레를 여는 곳입니다. 제가 영국에서 살지 않았다면 올 가능성이 희박했을 법한 행사입니다. 하지만 저는 비엔날레를 핑계 삼아서, 이 특색있는 도시의 미술관과 비엔날레를 마음껏 즐기고 왔습니다. 갈매기와 바다, 수변이 잘 조성된 도시가 맞아주더군요. 힘든 건 종잡을 수 없는 날씨뿐이었습니다.


도시의 풍경을 바꾼 리버풀 비엔날레





테이트 리버풀의 상징이 된 우고 론디노네의 조각 [Liverpool Mountain] ⓒ김슬기 카드 연체시



리버풀 비엔날레는 1998년에 시작된 영국 유일의 비엔날레입니다. 올해는 6월 7일부터 9월 14일까지 14주 동안 축제를 엽니다. 5일과 6일 이틀간 프리뷰 기간은 예술가와 미술인들이 초대되는 이벤트들이 열리는 기간이라 저는 5일에 리버풀로 떠났습니다. ‘베드록(BEDROC 프리워크아웃 K)’을 주제로 열리는 13번째 행사입니다. 27년간 560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 비엔날레의 특징은 2년에 한 번 열리는 이 행사를 통해 미술을 통한 도시 재생이라는 사회실험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맨체스터와 리버풀 지역권은 영국의 두번째로 큰 대도시권역입니다. 우리들은 이 도시를 축구와 비틀스로만 기억하지만, 한국sc저축은행 영국 산업혁명의 중심지였고 중공업의 메카였죠. 공장이 사라지면서 쇠락한 이 지역은 많은 사회적 갈등을 겪는 곳이 됐습니다. 마치 미국의 러스트벨트처럼요.
20세기말 리버풀에서 탄생한 이 미술축제는 쇠락한 도시 곳곳에 공공미술을 영구히 설치했고, 조금씩 풍경을 바꾸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테이트 리버풀에는 우고 론디노네의 아이코닉한 스마트폰 개통취소 조각인 <리버풀 마운틴(Liverpool Mountain)>이 2018년 설치되어 명소가 됐습니다. 올해는 네이선 콜리의 조명 작품 가 붉은 벽돌 건물인 펌프킨 하우스에 설치되기도 했죠. 수변을 따라 걸어가면 이미 도시의 풍경에 녹아있는 미술 작품들을 계속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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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ony Gormley [Another Place] ©Liverpool Biennial



그리고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안토니 곰리의 가 있습니다. 2005년 비엔날레에서 영구 설치된 아마도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공공 미술일 겁니다. 곰리를 만나려고 차가운 비바람에도 저는 도심에서 약 1시간 거리의 수변으로 향했습니다.

기차를 갈아타고, 한참을 걸어서 도착한 머지 강변의 크로스비 비치(Crosby Beach)에서는 ‘아이언 맨’들이 도열해 있었습니다. 17개의 서로 다른 주형으로 만든 100개의 사람의 실물 크기 주철 조각들은 모두 넓은 바다를 향해 서 있었습니다. 250m 간격으로 배치된 조각들이 거의 3km의 바다를 메우고 있더군요. 사진에는 전혀 담기지 않는 엄청난 장관이었습니다.



워커 미술관의 리버풀 비엔날레 전시. ©김슬기





리버풀 대성당에 설치된 Maria Loizidou(Cyprus) [Where Am I Now?] ©김슬기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봅니다. 런던에서 기차로 3시간 남짓 달려서 도착한 리버풀 라임스테이션에 내리자마자 도서관과 워커 아트 미술관이 보였습니다. 이 곳을 시작으로 12곳에 설치된 전시 공간을 찾아 열심히 걸었습니다. 도심이 크질 않아 당일치기가 넉넉하게 가능했는데, 올해 테이트 리버풀이 리모델링 중이라, 전시 공간에서 빠진 탓에 규모가 줄어서 든 탓도 있었죠. 전시 장소로 미술관뿐 아니라 도서관, 극장, 성당, 차이나타운, 심지어 신발 가게와 약국까지 활용하는 모습이 신선했습니다.

리버풀의 기반암을 뜻하는 ‘BEDROCK’이라는 주제는 예술가들이 이 도시의 지질학적 토대와 역사를 탐구하도록 이끌었습니다. 식민주의 제국 시절 많은 이민자들의 첫 기착지인 도시였고, 지금도 다양한 인종들의 유산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작가들은 기록보관소와 도서관, 시민 사회 등으로 들어가 영감을 얻었습니다.



신발 가게의 신발들 가운데에 작품이 놓여 있다. Odur Ronald(Uganda) [No Hurry] ©김슬기



그 덕분에 도시 곳곳에는 장소의 의미를 잘 살린 ‘장소 특정적 작품(site-specific art)’들이 만들어졌습니다. 리버풀 중앙 도서관에서는 미국 작가 다윗 L 패트로스가 19세기 영국의 나일강 원정에 관한 이 도시의 문헌을 연구해 현재 남아있는 과거 유산을 재해석하는 시도를 하는 식이었죠. 워커 미술관에는 누르 비쇼티(Nour Bishouty)는 리버풀 태생의 18세기 예술가 조지 스텁스의 거대한 황소 그림 아래 가젤의 나무 조각을 배치하는 식으로 기존의 공간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전시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리버풀 성당에 설치된 키프로스 작가 마리아 로이지두(Maria Loizidou)의 뜨개질 태피스트리 <나는 어디에 있나요?>였습니다. 강철을 그물처럼 엮어 만든 반투명한 거대한 태피스트리에는 성당 주변에 둥지를 튼 다양한 새들 아로새겨져 있었습니다. 새들은 사람들을 물고서 훨훨 날아갑니다. 키프로스와 리버풀은 모두 이주민의 도시입니다. 자유와 이주, 기후 변화, 공존이라는 메세지를 그는 던지고 있었습니다.
갈매기의 존재감도 남달랐습니다. 영화관인 FACT 리버풀에서는 상가포르 작가 카라 친(Kara Chin)의 시끄러운 설치 작품이 시선을 강탈합니다. <황무지 지도그리기>는 19세기 중국에서 건너온 버들리아 화초라는 식물의 침습적 특징과 먹이가 준 바다를 떠나 도시에서 적응한 갈매기의 특징을 표현한 설치와 미디어 작품입니다. 갈매기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지고, 작품 아래에 서있으면 배설물 같은 하얀색 덩어리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비엔날레 규모가 작아지긴했지만 개인적으로는 80~90년대생의 젊은 작가들의 작업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대부분의 작품이 신선하고 개성이 넘쳤습니다. 가는 곳마다 비엔날레는 도시의 역사와 시민들의 흔적을 미술을 통해서 도시에 새겨넣고 있었습니다. 비엔날레가 변화시키고 있는 이 도시의 모습을 보면서 공공미술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습니다.


워커 미술관에서 라파엘전파를 만나다





비엔날레 깃발이 걸린 워커 미술관(Walker Art Gallery) ©김슬기



아쉽게도 리버풀을 대표하는 미술관인 테이트 리버풀이 문을 닫고 리모델링을 하고 있었지만 비엔날레의 주 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워커 미술관(Walker Art Gallery)이 남아 있었습니다. 리버풀 국립 박물의 7개의 공간 중 회화를 위해 사용되는 13세기 이후 미술을 전시하는 런던 중부 지역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미술관입니다.

갤러리에 들어서니 18~19세기처럼 벽면에 여백이 없이 빽빽하게 그림들을 걸어놓고 있었습니다. 공예품과 가구가 회화 작품이 같은 방에 조화롭게 설치된 점도 특색이 있었죠. 영국 중부 도시의 미술관들은 공통적으로 라파엘전파와 빅토리아 시대를 아우르는 18~19세기 미술 컬렉션이 매우 수준이 높았습니다. 그 이유가 있습니다.
워커 미술관은 영국이 가장 번영했던 빅토리아 시대 후반인 1877년 설립됐습니다. 빅토리아 시대는 문학, 역사, 신화, 성경에 나오는 위대한 사건을 표현하는 고급 예술과 사실적인 풍경, 일상, 동물 등을 그린 저급 예술을 엄격하게 나누곤 했습니다. 당대의 고급 예술은 그 거대한 규모와 사람들의 마음을 고양시키려는 이상주의적 의도를 가지고 있었기에 개인 소장품보다는 공공 갤러리에 더 적합했죠.



John Everett Millais [Isabella], 1849 ©Walker Art Gallery



빅토리아 시대 예술을 암시하며 한발 앞서 찾아온 예술가들이 있었습니다. 라파엘전파(Pre-Raphaelite Brotherhood)의 설립입니다. 이들은 1848년 런던에서 결성된 예술가 집단입니다. 창립자 7명은 라파엘로 이전 시대의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원시적’ 예술가들을 존경했고 성경과 문학 등을 주제로 하는 섬세하고 사실적인 그림을 그렸습니다. 세 명의 주요 멤버는 윌리엄 홀먼 헌트, 존 에버렛 밀레이,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였죠.

밀레이가 라파엘전파를 설립한 뒤 발표한 첫 작품이 이 미술관이 소장한 <이사벨라>입니다. 11세에 왕립 예술 아카데미에 입학한 신동이었던 밀레이가 라파엘전파를 설립하고 새로운 형식으로 이 그림을 그린 나이 또한 19세에 불과했죠.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에 나오는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를 주조한 그림입니다.
그림은 부유한 피렌체 상인의 여동생 이사벨라와 가난한 견습생 로렌초 사이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질투심 많은 형제들은 나중에 로렌조를 살해하지만, 이사벨라가 그의 시체를 발견하고, 이사벨라는 그의 머리를 잘라 바질 냄비에 묻고 눈물을 떨굽니다.
이 그림은 이사벨라를 부유한 귀족과 결혼시키기 위해 로렌조를 살해할 계획을 세우는 순간을 묘사합니다. 이야기의 결말을 그림의 배경에 그려진 바질 냄비가 암시하고 있죠. 아마도 살인자가 될 형제 중 한 명은 이사벨라의 개를 발길질하고, 연인은 나중에 로렌조의 피를 의미하는 블러드 오렌지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사벨라가 앉아있는 의자의 바닥에는 무릎을 꿇고 있는 인물을 묘사한 조각이 있고, 그 아래에는 PRB(Pre-Raphaelite Brotherhood의 약자)라는 글자가 적혀있습니다.



John William Waterhouse [Echo and Narcissus], 1903 ©Walker Art Gallery



미술관을 대표하는 작품은 역시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에코와 나르키소스>(1903)입니다. 밀레이의 다음 세대 화가로 가장 유명세를 얻은 화가였던 그는 물에 비친 자신의 아름다움에 홀려버린 나르키소스를 매혹적으로 그렸습니다.

나르키소스의 이야기는 전통적으로는 자기애에 대한 경고로 해석되어 왔지만 근래에는 다른 의미도 더해졌습니다. LGBT 역사에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됐는데요. 나르키소스 신화에서처럼 아름다움은 남성과 여성, 인간과 신이라는 구에 구애받지 않는 그리스인들의 섹슈얼리티에 관한 인식을 반영하고 있죠. 마치 다양성이 중요해진 오늘날처럼요.
워터하우스의 가장 유명한 작품은 테이트 브리튼의 <샬롯의 연인>입니다. 시인 알프레드 테니슨의 시를 묘사한 작품인데요. 이처럼 그는 물과 여인을 소재로 삼은 그림을 반복적으로 그렸습니다. 그 이유를 학자들은 흥미롭게도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아>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해석합니다.


맨테스터 미술관에서 만난 밀레이의 낯선 풍경화





맨체스터 미술관



맨체스터는 반나절 정도의 짧은 여정이었기에 미술관에 관한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작은 규모의 맨체스터 미술관(Manchester Art Gallery)은 무척 바쁜 모습이었습니다. 2023년 말부터 이 미술관은 6,600여점의 컬렉션을 전면적으로 검토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미술관은 이 검토가 이뤄지는 갤러리17번방을 회화, 종이, 도자기, 유리, 조각 등을 그대로 보여주는 ‘오픈 갤러리’로 만들고 있었습니다.

큰 기대가 없었던 덕분인지 꽤 재미있는 관람을 할 수 있었습니다. 워커 미술관의 다음으로 만났더니 비슷한 작가와 작품들을 연이어 만나는 즐거움이 있었달까요. 마치 책의 1부와 2부를 읽는 것처럼요.
셰익스피어부터 테니슨까지 영국 문학의 레퍼런스가 가득해 영문학도들에게는 가장 반가운 미술을 만날 수 있는 때가 빅토리아 시대일겁니다. 맨체스터 미술관도 방대한 빅토리아 시대 컬렉션을 보유해 이러한 이야기로 가득한 방이 었었습니다. 게다가 존 에버렛 밀레이의 색다른 면모를 볼 수 있는 작품이 여러점 있었죠.



John Everett Millais [Autumn Leaves (painting)], 1855-56 ©Manchester Art Gallery





Ruth Murray [Duff], 2018 ©Manchester Art Gallery



밀레이는 당대 가장 바쁘고 인기 있는 화가였는데요. 런던에서 고상한 신화와 성경 속 이야기를 그리다 지치면, 스코틀랜드의 한적한 시골 퍼스셔로 휴가를 떠났습니다. 1년에 몇 달씩 이곳에 틀어박혀 사람들이 앞다퉈 주문하던 초상화 대신 거칠고 낭만적인 이곳의 풍경을 그리곤 했죠. 1891년 그린 <글렌 버넘(Glen Birnam)>과 같은 풍경화는 낯설고 신선했습니다.

<가을 낙엽>(1856) 또한 그의 시골 감성이 물씬 묻어나는 소품입니다. 1954년 밀레이는 시인 테니슨의 집을 방문했는데 그 곳에서 나뭇잎을 쓸고 태우는 일을 도왔고 이 그림의 영감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행복한 가을 들판을 바라보며,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날들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쓴 가을의 우울함을 묘사한 테니슨의 시 (1847)를 그림으로 고스란히 옮긴 것처럼 느껴집니다.
흥미로운 건 이 150여년 전 그림 옆에 1984년생 젊은 작가 루스 머레이(Ruth Murray)의 <더프>(2018)를 나란히 걸어둔 겁니다. 더프(Duff)는 ‘나무 아래 땅을 덮고 있는 썩어가는 물질’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나뭇가지 속에 파묻혀 고립된 여성을 그린 이 그림과 <가을 낙엽>의 정조는 놀라울만큼 닮았보였습니다. 갇혀 있고 길을 잃은 것처럼 보이는 여성의 표정은 꾹 다문 입 만큼이나 단호해보입니다.



John William Waterhouse [Hylas and the Nymphs], 1888 ©Manchester Art Gallery



또 한 명의 스타를 만나기 전에 과거로 잠시 돌아가보겠습니다. 이 미술관에서는 2018년 1월 큰 논쟁을 일으킨 사건이 있었습니다. 여성 누드의 예술적 묘사가 꼭 전시되어야 하는가에 관한 논쟁을 북돋고자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하일라스와 님프(Hylas and the Nymphs)>를 잠정적으로 전시 중단한 겁니다.

고대 그리스 신화 속의 하일라스가 물의 요정에게 유혹을 받아 죽는 모습을 그린 이 작품이 사라진 빈 벽에는 관람객의 의견을 적는 포스트잇이 붙었습니다. 방문객들은 검열이라는 비난과 너무 정치적 올바름에 치우쳤다며 크게 반발을 했죠. 이 작품은 1주일만에 다시 걸리게 되었습니다.



Frederic Leighton [Captive Andromache], 1888 ©Manchester Art Gallery



맨체스터 미술관은 사건 사고가 꽤나 많이 있는 곳 같습니다. 빅토리아 미술의 관람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대작이 프레드릭 레이튼의 <포로 안드로마케>(1888)입니다. 당대 런던을 대표하는 명사였던 이 탐미주의자가 그린 가장 크고 완성도가 높은 대표작 중 하나죠. 호메로스의 <일리아드> 속 인물들은 여신처럼 이상적인 모습으로 형상화되어 있습니다.

이 그림은 2011년 관람객에게 테러를 당했습니다. 그림의 왼쪽 하단이 크게 찢어져 미술관에서 철수해 복원을 거쳐야했죠. 코앞에서 들여다봤지만 흔적도 찾을 수 없을만큼 감쪽같이 복구된 모습이었습니다. 애도하는 안드로마케를 그린 그림은 20세기 초반에도 테러를 당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유명한 그림의 운명은 순탄하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터너 250주년 전시를 여는 휘트워스 미술관





맨체스터 휘트워스 미술관 ©김슬기



영국 제2의 도시 맨체스터 중앙역에 내리자마자 고층 빌딩 마천루부터 눈에 들어왔습니다. 도시 남쪽의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맨체스터 대학교가 있었고, 대학에 붙어 있는 공원 옆의 미술관이 휘트워스 미술관이었습니다. 붉은 벽돌로 만든 작은 미술관은 카페의 전망이 정말 좋더군요. 어린아이와 청소년을 위한 교육공간도 인상적인 곳이었습니다.

소장품 전시는 없었지만 특별전에 힘을 준 모습이었습니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윌리엄 밀로드 터너의 전시 (11월 2일까지)였습니다. 터너의 판화와 휘트워스 컬렉션의 수채화를 결합한 전시입니다. 휘트워스 미술관은 터너의 판화를 가장 많이 소장한 곳 중 한 곳입니다.
이 전시는 터너의 가장 간과된 중요한 작품을 복권시킵니다. 풍경을 찍어낸 판화 시리즈인 ‘Liber Studiorum(Book of Studies라는 뜻)’의 의미를 탐구하죠. 그의 명성이 절정에 달했을 때인 1807년부터 1819년까지 14부로 출판된 책입니다.
이번 전시는 터너의 71점의 판화를 모두 선보입니다. 세피아 톤의 수채화들은 터너가 시각적으로 이미지를 포착하는 최초의 순간을 엿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산업혁명이 태동하던 시기, 터너는 영국 미술의 모더니즘을 발명했습니다. 미래를 보는 눈이 있었고, 누구보다 대담한 그림을 그렸습니다. 믿을 수 없을만큼 열정적으로 많은 작품을 남겼죠. 영국의 국민화가로만 알고 그치기에는 이 화가는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점이 많습니다.



JMW Turner [Upnor Castle in Kent], 1831–2 ©JMW Turner



전시에 드물게 포함된 유화인 에서 그의 전형적인 특징이 드러납니다. 바다위로 붙서지는 빛과 해변의 풍경, 그리고 분주한 사람들입니다. 이 전시에서 터너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고 돌아왔습니다.

저는 250주년을 맞아 터너의 전시실을 새롭게 꾸민 테이트 브리튼의 장엄하고 위대한 그림 100점을 5월에 만났었는데요. 터너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전시였습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열리고 있는 스핀 오프와 같은 이런 작은 전시가 주는 재미도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미완성 습작과 힘을 빼고 그린 스케치가 알려주는 것은 터너의 인간적인 면모입니다. 어떤 거장도 하루아침에 탄생하지 않습니다.


런던에 살면서 유럽 미술관 도장 깨기를 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신문 김슬기 기자가 유럽의 미술관과 갤러리, 아트페어, 비엔날레를 찾아가 미술 이야기를 매주 배달합니다. 뉴스레터 [슬기로운 미술여행]의 지난 이야기는 다음 주소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https://museumexpress.stib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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