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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 55일 만에 붙잡힌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은 도주 전 구매한 중고 휴대전화에 덜미가 잡혔다. 이 부회장은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사건을 설계한 ‘키맨’으로 불린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이 부회장의 도피를 도운 조력자 8명을 파악하고 출국금지했다. 이 부회장은 체포 당시 5대의 휴대전화, 8대의 데이터 에그, 7개 데이터 전용 유심(USIM)을 소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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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이디앤아이 가평→울진→하동 거쳐 목포 은신…조력자 8명 출국금지
11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부회장의 도피 과정에서 조폭 출신으로 알려진 그의 지인이 조력자로 등장한다. 목포에 살고 있던 그는 지난달 초 목포 옥암동 소재 빌라 3층 원룸을 월세로 계약하고 이 부회장이 숨어 거주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 부회장은 한 달여가량을 이곳에서 공무원학자금대출 숨어 지냈다고 한다. 체포된 장소도 이 집 앞이다.
이 부회장이 행적을 감춘 건 영장실질심사(7월 17일)를 하루 앞둔 날 저녁이다. 이 부회장은 아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집을 나섰다가 강남 일대에서 종적을 감췄다. 이후 그는 경기 가평, 경북 울진, 경남 하동, 목포 펜션 등을 전전하다 8월 초부턴 목포 소재 원 법인사업자대출서류 룸에서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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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구매한 중고 휴대전화 특정
이 부회장의 과거 행적까지 파헤치며 이 부회장을 쫓던 특검팀과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그가 특검팀 수사가 시작하던 시점에 중고 휴대전화를 구매한 사실을 파악했다. 기지국 신호 추적 결과 해당 휴대전 소속기관 화는 목포에서 사용됐다. 추적팀은 목포에 거주하는 이 부회장의 조력자 존재를 파악하고 은밀히 뒤쫓았다.
추적팀은 조력자 명의 차량의 이동 동선과 행적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그가 지난달 부동산 계약을 했다는 사실을 추가로 파악해 이 부회장의 은신처를 특정한다. 이 부회장은 택배 수령을 위해 집에서 나왔다가 목포에서 1 대부업창업 주일여 동안 잠복을 해온 추적팀에 검거됐다.
모자를 쓴 상태로 붙잡힌 이 부회장은 도피 내내 들고 다니던 루이뷔통 가방을 챙겨 호송차에 탑승했다. 이 가방엔 우산 등 생필품이 들어있다. 8명의 조력자는 이 부회장에게 도피 자금을 제공하거나 차를 운전해주거나 집을 계약하는 등의 방식으로 도피를 도왔다고 한다. 도피 과정에서 각각의 역할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날 특검팀은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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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범죄로 전과 3범…‘금광 개발’ 이앤텍 주가조작 실형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으로 수사받다가 도주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겸 웰바이오텍 회장)이 경찰에 체포돼 11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 부회장은 앞서 증권거래법·자본시장법 위반, 횡령 등 경제범죄로 기소돼 3번의 유죄를 확정받았다. 앞선 범죄에서도 구속영장 청구를 앞두고 도주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부회장은 코스닥 상장사 ‘이앤텍’을 운영하며 주가조작을 계획·실행한 혐의로 실형을 받은 전력도 있었다.
이앤텍 주가조작 사건은 삼부토건과 구조가 유사했다. “금광을 개발한다”는 과장·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해 주가를 띄운 뒤 시세차익을 얻는 시세조종 방식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2008년 6월 이앤텍 경영권을 인수한 뒤 2009년 3월 이앤텍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하자 ‘이앤텍이 인도네시아 금광 개발 공동 사업계약을 체결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한다. 그는 “현지 시험 생산설비를 가동 중”이라며 “생산설비 구축 완료 시 월평균 700㎏의 금을 생산해 6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호재가 알려지면서 주가는 2배가량 뛰었다.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이 2022년 10월 11일 서울 중구 소공동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파퀴아오 VS DK YOO 매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JTBC 화면 캡처.
그러나 이앤텍은 인도네시아에서 금광 개발 설비를 가동한 사실이 없었다. 이 부회장은 거짓 정보로 주가를 띄운 뒤 공범들과 공모해 2009년 3월까지 총 4800여회의 시세조종 행위를 한 혐의로 2017년 구속기소돼 2019년 8월 징역 2년4개월을 확정받았다.
2022년 5월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이 부회장은 삼부토건 부회장으로 합류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다른 삼부토건 경영진과 공모해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꾸몄다고 의심하고 있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 및 이응근 대표 공소장에 따르면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해 “이일준의 삼부토건 인수를 추진하고, 우크라이나 관련 MOU 체결 및 허위·과장된 보도자료 배포를 주도한 자”로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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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혐의로도 두 차례 유죄
이 부회장은 회삿돈 수십억을 횡령하는 데 가담한 혐의로도 두 차례 유죄를 받았다. 그는 2008년 4월 이앤텍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직전 회장이 자금 70억원을 횡령한 사실을 은폐하고, 회계법인에 거짓 자료를 제시하는 과정에 공모한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년 뒤엔 회삿돈 59억원을 횡령하고 35억원의 배임을 저지른 혐의(특정범죄가중법상 횡령 등)로 재판에 넘겨졌고, 2012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을 확정받았다. 이앤텍은 이 부회장의 횡령·배임 발생으로 2010년 11월 상장폐지됐다.
최서인·정진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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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 55일 만에 붙잡힌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은 도주 전 구매한 중고 휴대전화에 덜미가 잡혔다. 이 부회장은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사건을 설계한 ‘키맨’으로 불린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이 부회장의 도피를 도운 조력자 8명을 파악하고 출국금지했다. 이 부회장은 체포 당시 5대의 휴대전화, 8대의 데이터 에그, 7개 데이터 전용 유심(USIM)을 소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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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부회장의 도피 과정에서 조폭 출신으로 알려진 그의 지인이 조력자로 등장한다. 목포에 살고 있던 그는 지난달 초 목포 옥암동 소재 빌라 3층 원룸을 월세로 계약하고 이 부회장이 숨어 거주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 부회장은 한 달여가량을 이곳에서 공무원학자금대출 숨어 지냈다고 한다. 체포된 장소도 이 집 앞이다.
이 부회장이 행적을 감춘 건 영장실질심사(7월 17일)를 하루 앞둔 날 저녁이다. 이 부회장은 아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집을 나섰다가 강남 일대에서 종적을 감췄다. 이후 그는 경기 가평, 경북 울진, 경남 하동, 목포 펜션 등을 전전하다 8월 초부턴 목포 소재 원 법인사업자대출서류 룸에서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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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를 쓴 상태로 붙잡힌 이 부회장은 도피 내내 들고 다니던 루이뷔통 가방을 챙겨 호송차에 탑승했다. 이 가방엔 우산 등 생필품이 들어있다. 8명의 조력자는 이 부회장에게 도피 자금을 제공하거나 차를 운전해주거나 집을 계약하는 등의 방식으로 도피를 도왔다고 한다. 도피 과정에서 각각의 역할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날 특검팀은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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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으로 수사받다가 도주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겸 웰바이오텍 회장)이 경찰에 체포돼 11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 부회장은 앞서 증권거래법·자본시장법 위반, 횡령 등 경제범죄로 기소돼 3번의 유죄를 확정받았다. 앞선 범죄에서도 구속영장 청구를 앞두고 도주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부회장은 코스닥 상장사 ‘이앤텍’을 운영하며 주가조작을 계획·실행한 혐의로 실형을 받은 전력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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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이 2022년 10월 11일 서울 중구 소공동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파퀴아오 VS DK YOO 매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JTBC 화면 캡처.
그러나 이앤텍은 인도네시아에서 금광 개발 설비를 가동한 사실이 없었다. 이 부회장은 거짓 정보로 주가를 띄운 뒤 공범들과 공모해 2009년 3월까지 총 4800여회의 시세조종 행위를 한 혐의로 2017년 구속기소돼 2019년 8월 징역 2년4개월을 확정받았다.
2022년 5월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이 부회장은 삼부토건 부회장으로 합류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다른 삼부토건 경영진과 공모해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꾸몄다고 의심하고 있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 및 이응근 대표 공소장에 따르면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해 “이일준의 삼부토건 인수를 추진하고, 우크라이나 관련 MOU 체결 및 허위·과장된 보도자료 배포를 주도한 자”로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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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혐의로도 두 차례 유죄
이 부회장은 회삿돈 수십억을 횡령하는 데 가담한 혐의로도 두 차례 유죄를 받았다. 그는 2008년 4월 이앤텍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직전 회장이 자금 70억원을 횡령한 사실을 은폐하고, 회계법인에 거짓 자료를 제시하는 과정에 공모한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년 뒤엔 회삿돈 59억원을 횡령하고 35억원의 배임을 저지른 혐의(특정범죄가중법상 횡령 등)로 재판에 넘겨졌고, 2012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을 확정받았다. 이앤텍은 이 부회장의 횡령·배임 발생으로 2010년 11월 상장폐지됐다.
최서인·정진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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