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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지난 1월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 담장을 넘으려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울 서부지방법원 폭동 현장을 촬영했다가 시위대와 한 데 묶여 재판에 넘겨진 정윤석 다큐멘터리 감독이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김우 군인대출추천 현)는 1일 선고공판에서 정윤석 감독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검찰이 기소한 특수건조물침입죄가 아닌 단순건조물침입죄를 적용했으나, 촬영의 공익적 목적은 인정하지 않고 침입 행위의 정도를 기준 삼은 판단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정 감독에 대해 “알 권리를 위한 보도 목적이 명백한 언론 기관과 비교해 그 수단과 방법이 상당한지 등을 이자액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침입 행위 없이도 다큐멘터리 제작에 필요한 영상을 어느 정도 촬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 감독의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위력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참작했다는 양형 이유도 밝혔다.
선고 직후 정 감독은 미디어오늘에 “예술가의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언론 기관의 표 일본성적 현의 자유와 다르게 인정하지 않은 판결”이라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정 감독은 앞서 법원의 국민참여재판 신청 기각에 대해서도 재항고를 한 상태다.
'한국독립영화협회·'혐오와 검열에 맞서는 표현의 자유 네트워크'(21조넷) 등 16개 단체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정 감독 유죄 선고는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와 다큐멘터리스트의 언론 자유를 해외직수입 정면으로 침해하는 중대한 탄압”이라며 “이번 판결이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독립성에 미칠 심각한 해악을 엄중히 경고하며, 재판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법원이) 명백한 공익 목적의 취재를 범죄로 규정하며 저널리즘의 존재 이유를 부정했다. 이로 인해 같은 현장을 촬영한 언론사 소속 기자는 포상받고 독립 예술가는 처벌 받는 부당한 차별이 벌어졌 보험갈아타기를한경우새로가입한보험계약 다”고 지적했다.
그간 정 감독은 다양한 사회문제를 다룬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는 한편 용산참사, 4·16 세월호 참사, 10·29 이태원 참사 등 역사적 사건들을 기록해왔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에는 서부지법 폭동 외에도 서울 각지에서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를 기록하고, 국회의장실 협조 하에 국회 등지에서 촬영을 진행하기도 했다. JTBC 특집 다큐 '내란, 12일 간의 기록'에도 정 감독이 촬영한 영상이 사용돼 그의 이름이 엔딩크레딧에 올랐다.
이에 정 감독이 재판에 넘겨진 직후 박찬욱·김성수 감독 등 영화인 2781명, 언론·인권단체와 시민 약1만2000명 등이 그의 무죄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전했다. 검찰이 정 감독에게 1년을 구형하면서 이번 1심 선고를 앞두고도 28개 단체 3424명, JTBC 밀착부 부장인 이가혁 기자 등의 무죄 탄원서가 추가로 제출된 바 있다.



▲JTBC 특집 다큐 '내란, 12일 간의 기록' 엔딩크레딧으로 기재된 정윤석 감독. 사진=JTBC 다큐 갈무리



'방화 시도' 19세 징역 5년…전광훈 사랑교회 특임전도사 3년6월

이날 정 감독과 같은 재판에 넘겨진 시위대 49명 중 40명에 대해선 실형이, 나머지는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법원에 방화를 시도한 심아무개씨(19세)에게 가장 높은 징역 5년형이 선고됐다.
심씨에 대해 재판부는 법원 앞에서 경찰관을 폭행하고 인근 편의점에서 라이터 등을 구매해 방화를 시도하는 등 “사법권에 심각한 위해를 가하고 공공의 안녕을 해친 점에 미뤄 중형이 불가피”하지만, 범행을 인정하고 범행 당시 19세 미만이었다는 점을 유리하게 참작했다고 밝혔다.
형사합의11부가 오전 진행한 선고공판에선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직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량을 막아선 시위대 10명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특수공무집행방해·특수감금 등 혐의를 받은 김아무개씨는 징역 2년, 장아무개씨는 징역 1년6개월을 선고 받았다. 공수처 차량 뒤에서 스크럼을 짜 차량 이동을 막은 8명에 대해선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에서 벌금 1200만 원에 이르는 형이 선고됐다.
같은 날 서부지법 형사1단독(박지원 부장판사)는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로 특수건조물침입·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된 윤아무개씨(56세)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 시위 현장 선두에서 법원 침해를 여러 차례 선동하고 출입문 셔터를 망가뜨린 등의 혐의다.
복면을 쓰고 난입해 유리문에 소화기를 던지고 민원서류 작성대 등을 파손한 옥아무개씨도 3년6개월, 난동에 가담한 최아무개씨는 징역 1년1개월, 박아무개씨는 징역 1년4개월을 선고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