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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9시 인천 계양구 작전동 한 주상복합 앞.

이곳 건물 1층 상가에는 "수해 피해로 당분간 영업을 중단한다", "단전으로 영업이 안 된다"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가 붙여져 있었다. 1층에 입점한 22곳의 상가 모두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했다.




▲ 지난 13일 인천 계양구 작전동 한 주상복합에 입점한 지하1층 식자재마트가 침수된 모습. /사진제공=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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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층에 있는 식자재 마트로 발길을 돌리니 흙더미와 쓰레기 등 잔해들이 가득했다. 수해복구를 위해 현장을 찾은 인천적십자 봉사원 및 임직원, 마트 직원들은 장화를 신은 채 내부로 들어가 고인 물들을 빼냈다.

인천지역에 집중호우가 있던 지난 13일과 14일 이후 쓰레기를 치우기 위 현대스위스저축은행무직자 해 1t 트럭 40여대가 다녀갔지만, 바로 옆 지하 1층 주차장에는 침수로 마트에서 폐기한 자재들이 담긴 파란 봉투 수백 개가 널려있었다.




▲ 지난 13일 인천 계양구 작전동 한 주상복합에 입점한 지하1층 식자재마트가 침수된 모습. /사진제공=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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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사장 김모(36)씨는 "순식간에 물이 차올라 직원들을 급하게 대피시켰다. 에스컬레이터로 물이 휘몰아쳐 오는데 보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라며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물건은 살려서 팔려고 하는데 그런 물건은 거의 없다. 재고 물건 6억원 등 피해액은 18억원 정도라 회사원 서대리 고 본다. 다 복구하려면 적어도 두달 정도는 소요될 것 같다"라고 하소연했다.




▲ 19일 인천 계양구 한 식자재마트에서 대한적십자 인천지사 직원들과 봉사원들이 수해 피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이호윤 기자 25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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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빌라 반지하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고통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목 밑까지 차오른 빗물에 살아남은 가구는 없었으며,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주민들은 휴대용 전등에 의지한 채 집 안을 정리하고 있었다. 

이곳 주민 신모(65)씨는 "임시로 사무실에 나가 아내와 지내고 있다"라며 "지자체에서 얼마간 지원받고 있으나 턱없이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 19일 인천 계양구 작전동 배수 펌프 장비를 실은 차량 너머로 침수 피해를 입은 주민이 통화를 하고 있다. /홍준기 기자 hong@incheonilbo.com


주상복합 건물에서 약 700여m 떨어진 104세대 규모의 오피스텔 피해도 컸다.
침수 6일 만인 이날 오전이 되어서야 지하 2~3층에 가득했던 빗물을 빼냈으며, 흙덩이 등을 퍼나르는 작업은 아직 한창이었다.
입주자들은 구청으로부터 6일간 세대당 숙박비 8만원과 1인당 식사비로 2만7000원 등을 지원받았으나, 어제부로 종료됐다.

입주자 관계자는 "1층은 주차장으로 직접적인 주택 침수는 없었지만, 지하 주차장에 있던 차량 11대가 침수됐다"라며 "모든 세대에 지금 수도와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19일 인천 계양구 작전동 침수 피해를 입은 오피스텔 지하 주차장 모습. /홍준기 기자 hong@incheonilbo.com


계양구는 지난 13일부터 쏟아진 폭우로 이날 기준 주택 470세대와 사업장 51개소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계양구 주민들 사이에선 이번 호우 피해가 예견된 '인재'였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주민 김모(71)씨는 "평소에 빗물받이가 자주 막혀있고 배수가 잘 안 되는 모습을 목격했다"라며 "비가 오든 안 오든 관리를 해줘야 하는데 답답하다"라고 했다.
이번에 피해를 본 주상복합 상가에서도 지난 6월20일 구청에 장마 전 빗물받이 청소가 필요하다며 민원을 넣었지만, 구 관계자는 "장비를 가지고 와서 뚫어야 한다"는 말만 남긴 채 특별한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계양구 건설과 관계자는 "이번 피해는 짧은 시간 쏟아진 빗물로 하수관로 용량을 벗어나 생긴 문제"라며 "빗물받이의 경우 구 전체 1만여개소 중 6000여개소는 점검을 마쳤으며, 하수관로는 지역 전체적으로 점검을 마쳤다"라고 설명했다.




▲ 19일 오전 9시 인천 계양구 작전동에 있는 한 식자재 마트에서 집중호우로 침수된 자재들을 폐기하고 있다. /홍준기 기자 hong@incheonilbo.com


이날 오후 2시쯤 찾은 서구 석남동 강남시장은 지난주 상점가를 휩쓴 호우 피해를 어느정도 지워낸 모습이었다.
지난 집중 호우 당시 물이 허리까지 차오르기도 했던 시장에는 물이 다 빠지고, 시장을 찾는 손님 발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상인들은 아찔했던 피해 당시 상황과 아직 미처 정리하지 못한 지하 창고 등을 떠올리며 고개를 내저었다.
시장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는 "가게 복구에만 이틀 이상이 걸렸다"며 "창고로 사용하는 지하실에 물이 들어차 안에 있는 박스나 재료들을 많이 버렸는데, 지하실은 아직도 마르지 않고 냄새가 나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비 피해가 지나간 뒤 물에 젖어 쓰지 못하는 물건 등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였고, 굴삭기와 트럭 등을 이용해 몇 차례 실어나르는 작업이 반복됐다. 이날 시장 입구에 장판 등 쓰레기가 일부 남아있기도 했다.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강모(50)씨는 "(가게 인근) 하수도에서 물이 막 넘치기에 잠깐 '어떻게 해야 되나' 하고 있는 사이에 반대편을 보니 쓰나미처럼 물이 밀려오며 온갖 쓰레기부터 오토바이까지 떠내려오더라"라며 "가게 안까지는 물이 들어올 줄 모르고, 내놨던 과일을 가게 안으로 급히 날랐는데 가게 뒷편 하수구에서 물이 넘쳐 흘러 들어왔다"고 전했다.
강 씨의 가게까지 밀려들어온 물 탓에 바닥 장판이 떠버려 급하게나마 검정색 절연 테이프로 고정해둔 상태고, 망가진 가판대 일부도 아직 복구 전이다.

그는 "그 다음날에도 비가 내렸는데, 비가 오니 가게 상인들이 다 자기 가게 앞으로 나와서 물이 또 밀려오나 안 오나 하고 보고 있더라"라고 덧붙였다.




▲ 19일 오후 인천 서구 석남3동 한 빌라 반지하 세대 앞에 '수해 피해 가구 집기 정리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빌라 등 주택가가 밀집한 석남3동 일대에도 집중 호우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모습이었다.

호우 피해가 몰리면서 석남3동행정복지센터(센터) 직원 등은 주말까지도 피해 주택 등을 찾아 복구 작업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이날까지도 센터 복도는 장화와 물을 빼내는 펌프 장비 등으로 가득했다.




▲ 19일 오후 인천 서구 석남3동 한 빌라 반지하 세대 내부 바닥에 물기와 흙이 남아있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이날 찾은 석남3동 한 빌라 단지는 다수의 반지하 세대 내부가 가구 등이 없이 비워진 채, 문과 창문이 열려 있었다. 일부 바닥이 물에 젖거나 벽에 곰팡이가 핀 곳들도 있었고, 배수 작업 등이 이뤄진 듯 쓰레받기 같은 용품도 남아있었다. 또 행정복지센터가 빌라 곳곳에 '수해 피해 가구 집기 정리 안내문'을 붙여 놓은 상태였다. 




▲ 19일 오후 인천 서구 석남3동 한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 침수 피해 관련 영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빌라 인근에서는 침수 피해로 인해 복구 중임을 안내하는 안내문이 붙거나, 불이 꺼진 채 내부에 마대 걸레 등이 흩어져 있는 상점들도 눈에 띄었다.

동네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70)씨는 "이 주변 (집들) 지하실, 반지하는 거의 물이 다 찼다고 봐야 한다"며 "우리 가게에도 당시 발목까지 물이 차 냉장고 등을 교체했고, 아이스크림만 250만원어치를 버렸다. 적십자, 군부대 등에서 나와 어제까지도 일대 청소 복구 작업이 이뤄졌다"고 했다.




▲ 19일 오후 인천 서구 석남3동행정복지센터 내에 수해 복구 장비들이 놓여 있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한편 인천시는 지난 13~14일 인천지역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 피해 현황을 조사해 지원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10개 군·구에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신청을 받고 있다. 종합해서 중앙에 신청해 심의 절차 등을 거칠 예정"이라며 "재난 지원 대상자로 확정돼 지원금이 나가기까지는 약 한 달 정도의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곽안나·정혜리·홍준기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