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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가까스로 도달한 '3대 특검법'(내란 김건희 해병대원) 합의안은 하룻밤도 버텨내지 못했다. 지난 10일 밤 원내대표 간 합의가 공개됐지만, 강성 지지층의 거센 반발과 당내 강경파의 이탈 조짐이 겹치며 이튿날 오전 결국 폐기됐다.
당초 여야가 발표한 특검법 관련 합의안은 △수사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수사인력 증원을 최대 10명까지로 최소화하며 △수사기간 종료로 사건을 국가수사본부에 이첩한 뒤에도 특검이 계속 지휘하도록 한 내용은 삭제한다는 게 골자였다. 그러나 11일 오후 본회의에서는 수사 기간과 인력 강화 대출서류 를 유지하는 안이 통과됐다. '여야 합의 이후 지지층의 반발→번복→강경 처리'라는 과정은 합의를 기반으로 하는 정당 정치의 신뢰를 스스로 허문 상징적 장면으로 남게 됐다.
이 과정에서 여권 '투톱'은 공개적으로 균열을 드러내며 신경전도 벌였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합의 다음 날 국회로 출근하며 "(김병기) 원내대표도 고생을 많이 했지만, 대출무직자대출 우리 지도부 뜻과는 많이 다른 것이어서 어제 많이 당황했다"며 "제가 수용할 수 없었고 지도부의 뜻과도 달라 바로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했다. 격노한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그동안 당 지도부, 법사위, (특검) 특위 등과 긴밀하게 소통했다"며 정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메시지는 파장을 키웠다. 이 대통령은 취임 1 창업진흥원로고 00일을 맞아 연 기자회견에서 "합의안 내용을 모르고 있었다. 내란 특검의 연장을 안 하는 조건으로 정부조직법을 통과시켜 주기로 했다고 시끄럽더라"며 "정부조직법을 개편하는 것과 내란의 진실을 규명해 엄정하게 책임을 묻는 것을 어떻게 맞바꾸느냐"라고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 신용보증기금 대출 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병기 원내대표가 정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사진=뉴스1


가장 큰 문제는 이 모든 과정의 중심에 여권 강성 지지층의 실시간 압박이 존재했다는 점이다. 여야 합의안이 발표된 뒤 강성 지지층에서 강력한 반대가 일자, 자영업자햇살론승인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이 MBC 라디오에서 "(대표와 원내대표 간) 소통은 있었다고 생각한다. (합의) 이후 나타난 여러 가지 여론 동향을 감안해 정리된 걸로 보인다"고 설명한 그대로다. 당내에선 합의 당일 밤 300건이 넘는 문자 폭탄을 받았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런 상황을 "대한민국의 보이지 않는 대통령은 개딸"이라고 표현하며 비판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여야 합의가 폐기됐음에도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오히려 여야 합의를 이뤘던 김 원내대표에게 항의하며 사퇴를 요구하기까지 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이번 합의를 '김병기의 난'이라고 규정하며 "뒤통수를 세게 맞았다. 이건 내란 수준이다", "수박을 넘어 내란당이다",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에서는 이따금 동원되던 장외 정치가 원내 합의를 압도한 충격적인 장면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정당이 강성 지지층의 여론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전혀 충격을 흡수하거나 중화하는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김 원내대표는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여야 합의 과정을 설명하며 "15일 차이로 여야 합의의 틀을 깨는 게 맞냐"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안에서 당의 의사를 대표하고, 상대 당과 협상의 키를 쥔 원내대표의 권위와 신뢰가 무너진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가 정치적 이해가 첨예한 사안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한 지는 꽤 오래됐지만, 합의된 상황에서 지지층 여론에 밀려 손쉽게 이를 뒤집는 일이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며 "'여야 합의는 아무것도 아니다'는 선례가 남은 것이 치명적이다. 앞으로 여야가 치열하게 협상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라고 탄식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