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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이 국민의힘 추천으로 국회 본회의에 인권위원 선출안이 상정됐다 보류된 지영준 변호사(55, 법무법인 저스티스 공동대표변호사)와 “국민의힘 추천이 논의되던 중 통화했다”고 밝혔다. “추천 확정 전 안창호 위원장을 만났다”고 했던 지 변호사는 “안창호 위원장이 아닌 이충상 전 상임위원을 만났다”고 다시 말을 바꿨다.
안창호 위원장은 24일 오전 열린 제18차 상임위원회 안건 심의 도중 이숙진 상임위원으로부터 여성창업대출 “(인권위원) 후보자와 안창호 위원장과의 관련설이 제기되고 있다. 해명하셔야 할 것 같다”고 하자, 지 변호사와 통화한 사실을 밝혔다. 안 위원장은 “국민의힘에서 지 변호사를 추천하라는 논의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지 변호사와 통화에서 준비를 잘하라 그런 등의 통화를 한 적은 있지만, 그것 관련해서 이 변호사를 면접했다든지 만났다는 사실은 없음을 밝힌다”고 하자의범위 설명했다.
전날 한겨레는 “기독교계에서 저를 추천한 뒤 안창호 위원장이 전화를 걸어와 서울에서 만났다. 제가 어떤 일을 하는지 활동에 관해서 물어보았다”는 지 변호사의 발언을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지 변호사는 안 위원장과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묻자 ‘교회에서 우연히 만났다’는 식으로 말을 바꾸기도 했다. “안 위원장께 폐를 끼치면 안 된다 일반회생이란 ”는 이유였다.
인권위 내부에서는 “안 위원장과 지 변호사 통화는 매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권위 한 관계자는 “정당 추천 몫인 상임위원은 국회와 대통령의 인사 영역인데, 선출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안 위원장이 ‘준비 잘하라’라고 말한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창호 위원장과 중소기업청 교육 지영준 변호사는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를 목적으로 활동하는 복음법률가회에서 교분을 쌓아왔다. 2020년 7월27일 서울 쉐라톤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복음법률가회 창립대회에서 안창호 위원장은 공동대표로 인사말을 했고, 지영준 변호사는 설립취지를 설명했다.
지영준 변호사. 법무법인 lh주택공사 대학생 저스티스 누리집 갈무리
한편 지 변호사는 이날 한겨레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다시 한 번 설명을 정정하며 “안창호 위원장이 아닌 이충상 전 상임위원을 만났다”고 했다. 그는 “인권위 관련해서 만난 분은 ‘이충상 (전) 위원’이다. 제가 이충상 위원님과 만남을 말씀 안 드리려고, 안 위원장님을 안다고 한 것이다. ‘인권위 일종의 면접 같은 것’을 본 분은 ‘이충상 (전) 상임위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충상 위원님 덕분에 인권위 상임위원에 대해 알게 되고, 여기까지 오게 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충상 전 상임위원이 인권위원 추천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이충상 전 상임위원은 “상임위원 퇴임 후 만난 일도 없고 통화한 일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 변호사를) 수십명이 모인 자리에서 스쳐 지나갔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지 변호사가 그런 일을 가지고 저와 만났다고 하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지 변호사와 금년 3월1일 이후 두서너 명 이하의 규모로 만나서 대화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전의 만남을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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