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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심 행정통합 논의가 한창이던 지난 2017년 3월 부산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원도심상생발전시민협의회 회원들이 ‘원도심 4개구 통합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신청자격 . 국제신문 DB


원도심 통합 당위성은 해마다 줄어드는 인구만 따져도 충분하다. 1991년 주민등록인구 8만 명이 붕괴된 중구는 1995년 7만 명, 1999년 6만 명, 2009년 5만 명대가 무너졌고 올해는 4만 명 아래로 주저 앉았다. 1990년대 초반 20만 명이 넘었던 서구와 영도구는 현재 전북은행 적금 10만 명대다. 비슷한 기간 동구는 19만 명대에서 8만 명대로 10만 명 이상 감소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영도구가 소멸위험에 처한 구·군 전국 1위였고, 서구 동구 중구가 4~6위를 차지해 충격을 줬다. 부산의 전체 인구가 줄어드는 경향성과 별개로 이들 지역의 감소 속도는 다른 구·군에 비해 훨씬 빠르다. 그 결과가 공동화와 고 울산개인급전 령화다. 문제는 이런 추이에 보합 혹은 반전의 기미조차 없다는 사실이다.
부산 원도심 행정통합이 과거 수차례 시도됐지만 성과를 보지 못한 덴 여러 원인이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해당 지역의 정치인 단체장 기초의원일 것이다. 구가 합해지면 자신들의 자리가 없어질 것을 제일 우려하는 집단이다. 행정조직을 구성하는 공무원의 반발도 적지 않다. 주택청약통장 행정통합은 조직 다이어트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부산의 중심이자 뿌리라는 자부심이 큰 원도심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 쉽지 않다. 조직이 통폐합되면 근거리 행정서비스 길이 막히는 게 사실이다. 2016년 동구와 중구의 통합 논의, 2018년 서병수 시장 당시 원도심 4개구 통합 추진이 결과적으로 실패한 건 모두 이런 난관을 극복하지 못했기 부동산담보조건 때문으로 봐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위원회에 국가균형성장특별위원회를 두고 ‘5극3특’ 현실화 방안을 구상 중이다. 균형발전 전략을 총괄할 지방시대위원장에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임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나 취임 후 밝힌 일련의 국정운영방침 등으로 미뤄 균형발전이라는 큰 그림 속에 지역간 통합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광역 지자체 뿐만 아니라 기초 단위까지 확산될 수 있다. 마침 내년이 지방선거 해인만큼 이 문제를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공약화 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필요성이 크다고 실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원도심 회생을 위한 동력을 통합에서 찾으려면 과거 실패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이해당사자가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설득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