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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집권 자민당과 공명당 협력이 26년 만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정국이 안갯속으로 빠져든 가운데 사실상 캐스팅 보트를 쥔 제2야당 일본유신회와 제3야당 국민민주당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를 중심으로 정권을 유지하려는 자민당과 13년 만에 정권 교체를 노리는 제1야당 입헌민주당 모두 두 정당에 '러브콜'을 보내면서 이들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유신회와 국민민주당은 일단 적극적인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자신들이 원하는 정책 실현을 위해 시나리오별 득실을 계산하는 것으로 보릴게임환전
인다.
여기에 연립 정권에서 빠져나온 공명당도 자민당과 재결합, 야권 단일화 참여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셈법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자민당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 [교도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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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새 연정 상대로 유신회 검토…유신회 "적극적으로 도울 생각 없어"
1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재는 지난 주말 이틀간 도쿄 아카사카 의원 숙소에서 시간을 보냈다. 아사히신문은 '다카이치 정권' 출범을 위한 준비 작업을 한 듯하다고 전했다.
지난 4일 취주식천황
임한 다카이치 총재 구상은 이미 어그러졌다. 그는 공명당과 연정에 보수 성향 국민민주당을 끌어들여 단번에 여소야대 구도를 극복하려 했지만, 공명당이 예상을 깨고 연립에서 이탈했다.
이에 국민민주당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는 "우리가 (정권에) 참여해도 과반수가 되지 않아 의미가 없다"며 연정 구성에 부정적 태도를 나타냈다. 그는 오히려 정책이BIG3
유사한 공명당에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자민당은 국민민주당과 연정 구성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스즈키 슌이치 자민당 간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카이치 총재가 총리로 지명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며 "협력을 기대하는 국민민주당과 간사장 회담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민당은 연정 상선물과옵션
대로 국민민주당 대신 유신회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아사히가 전했다.
의원 수 측면에서도 국민민주당보다는 유신회가 낫다. 자민당과 유신회 의석수를 합치면 231석으로 과반에 근접한다.
중의원(하원) 정당별 분포를 보면 총 465석 중 자민당 196석, 입헌민주당 148석, 유신회 35석, 국민민주당 27석, 공명당 24석 등이다. 과반은 233석이다.
아사히는 자민당과 유신회는 정책 지향점이 가깝다면서 "선거 시 오사카를 중심으로 유신회와 격돌했던 공명당이 이탈해 (자민당과 유신회의) 협력을 위한 문턱이 낮아졌다"고 짚었다.
유신회는 보수 성향 정당으로, 오사카가 본거지다. 유신회 요시무라 히로후미 대표는 오사카부 지사이기도 하다. 만일 자민당과 유신회가 손잡는다면 다카이치 정권은 더 보수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유신회는 본래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낙선한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당선을 전제로 자민당과 협력을 고려해 왔다.
요시무라 대표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 관계가 양호하고,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을 지원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도 유신회와 오랫동안 교류해 왔다.
유신회의 한 간부는 "다카이치 자민당을 적극적으로 도울 생각은 없다"고 아사히에 말했다.
자민당은 오는 14일 의원 총회를 열어 공명당의 연립 이탈 경위를 설명하고 대응책을 논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민주당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 [교도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제1야당, '다마키 총리' 추진…다마키 "제1야당과 회담 응하겠다"
입헌민주당은 이달 20일 이후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총리 지명선거에서 다마키 대표를 지지할 수도 있다면서 연일 야권 단합을 호소하고 있다.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는 전날 취재진과 만나 "셋을 더하면 자민당을 넘는다"고 말했다. 입헌민주당, 유신회, 국민민주당 의석수 합계인 210석이 자민당 196석보다 많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노다 대표는 유신회 후지타 후미타케 공동대표, 다마키 대표와 이르면 14일 회담을 여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다마키 대표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입헌민주당과 당수 회담에 응하겠다"며 먼저 내실 있는 회담을 위해 간사장 간에 주제 등을 정하는 협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다 대표는 민주당이 2012년 자민당에 정권을 내줄 때 총리였으며, 입헌민주당에서는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다마키 대표는 최근 야권 잠룡으로 거론돼 왔고, 정당 지지율도 국민민주당이 입헌민주당보다 높은 편이다.
입헌민주당의 러브콜에도 다마키 대표는 먼저 입헌민주당 정책을 바꾸라는 요구를 거듭하고 있다.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은 사실상 뿌리가 같지만, 안보·에너지 정책에서는 차이가 있다.
입헌민주당은 집단 자위권 행사를 한정적으로 용인하는 안보 관련법의 위헌 부분 폐지를 요구하고 있고 강령에는 원자력발전 축소 정책이 있다. 국민민주당은 이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갖고 있다.
다마키 대표는 전날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가 운영에 관해서는 '예스' 아니면 '노'"라며 정책 측면에서 입헌민주당과 타협할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입헌민주당이 국민민주당 요구대로 정책을 바꾼다고 하더라도 40∼50명 정도로 알려진 입헌민주당의 진보 성향 의원이 총리 지명선거에서 다마키 대표에게 투표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관측했다.



일본유신회 요시무라 히로후미 대표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유신회·공명당은 '양다리 전략'…자민당·야권에 모두 협력 가능성
유신회는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 간 줄다리기를 주시하면서 야권 단일화 참여 여부에 대해 명확히 언급하지 않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유신회는 야당 협력에 호응하는 자세를 보이면서도 자민당 협력 방안도 찾고 있다"고 해설했다. 합종연횡 향배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공명당도 유신회처럼 한쪽에 붙지 않고 '양다리'를 걸치는 전략을 구사하려 하고 있다.
공명당 니시다 마코토 간사장은 이날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총리 지명선거에서 야권이 후보를 단일화할 경우 협력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그는 정책 조율을 전제로 "모든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며 "여러 사정을 보고 결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공명당 사이토 데쓰오 대표는 지금까지 야권 후보에게는 투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는데, 태도를 다소 유연하게 바꾼 것으로 해석됐다.
다만 사이토 대표는 전날 또 다른 프로그램에서 자신들이 바라는 자민당 파벌 정치자금 문제 진상 규명, 기업·단체 헌금(후원금) 규제를 자민당이 그대로 수용한다면 연정에 돌아가는 것도 거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요미우리는 정책 합의를 끝내지 않고 수의 우위를 앞세워 정권 교체를 추진할 경우 정권이 오래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요미우리는 "비(非)자민당 정권으로 교체가 이뤄졌던 것은 1993년 호소카와 연립 정권과 2009년 민주당, 사민당, 국민신당 연립 정권밖에 없다"며 "호소카와 내각은 8개월 만에 와해했고, 민주당 정권도 3년 3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고 전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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