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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에서 극우당 약진



15일 독일 일간 타게스슈피겔에 따르면 여론조사 업체 포르자가 지난 12일 발표한 조사에서 AfD 지지율은 26%, 중도 보수 CDU·CSU 연합은 24%로 나타났다. CDU·CSU 연합의 외환중개 연립정부 파트너 사회민주당(SPD)은 13%였다. AfD는 2월 총선에서도 득표율 20.8%로 CDU·CSU 연합(28.5%)에 이어 원내 제2당에 올랐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지난 총선에서 AfD 약진을 의식해 난민 수용 축소 등 ‘우클릭’ 행보를 해왔다. 하지만 이런 정치적 선택이 극우 정책을 정당화해 오히려 AfD 지지율을 통신신용불량 높이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 좌파 진영 활동가인 크리스토프 바우츠는 “극우파가 이민과 경제 정책 덕분에 보수파를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도 극우 성향인 영국개혁당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집권 중도좌파 노동당과 제1야당인 중도우파 보수당을 제치고 지지율 1위를 질주하고 있다. 6월 여론조사 업체 유거브, 몰인커 임금 먼 등이 실시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29%를 기록하며 노동당(23%)·보수당(17%)을 압도했다. 영국 내 반이민 정서가 팽배해 영국개혁당의 강경 이민 공약인 망명 보트 저지, ‘순이민자 수 제로’ 등이 대중의 호응을 얻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복지정책 실책, 물가 상승 등도 노동당 지지율을 떨어뜨렸다.
프랑스에서도 극우 정당 아르바이트 유급휴가 국민연합(RN) 지난해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30% 넘는 지지를 받아 1위를 지키고 있다. 장이브 카뮈 프랑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RIS) 교수는 “RN 지지는 모든 연령대와 계층을 아우를 정도로 이례적으로 광범위하다”며 “엘리트와 보통 사람의 격차를 넓혔다고 평가받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경제 정책에 대한 환멸과 ‘문명 충돌’로 프레임화된 이민 개인회생면책 을 향한 뿌리 깊은 반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탈리아에서는 2022년 총선에서 조르자 멜로니 대표의 극우 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I)이 26% 득표로 우파 연합을 이끌며 집권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극우 정당 자유당(FPO)이 약진했다. 작년 총선에서 자유당은 29.1%를 득표해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자유당은 반이슬람·반유럽연합(EU)·친러시아 성향으로 난민 송환과 망명 신청 불허 등 강경 공약으로 지지를 끌어모았다.
 ◇이민 급증, 양극화가 주원인
일본에서도 극우 참정당이 돌풍을 일으켰다. 참정당은 반이민 등을 핵심으로 하는 ‘일본인 우선’이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지난달 참의원 선거를 통해 의석을 기존 2석에서 15석으로 늘렸다. 아르헨티나에선 2023년 대선에서 극우 성향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당선됐다.
미국에서도 이른바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으로 대표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극성 지지층이 공화당을 장악해 공화당 성향이 ‘오른쪽’으로 기울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월 취임 이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멕시코 인근 국경에 병력을 배치하는 등 반이민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11일에는 워싱턴DC 범죄가 통제 불능이라고 주장하며 주 방위군을 시내에 배치하는 등 치안도 강화했다.
국가별 차이는 있지만 극우 정당 부상에는 비슷한 배경이 있다. 이민자 급증과 난민 위기, 경기 침체와 양극화가 맞물리며 해당 국가 유권자의 불안과 불만이 커졌다. 기성 정당은 이런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 단순하고 강경한 해법을 내세우는 극우가 대안으로 떠오른 이유다.
최근 각국 보수 정당이 지지율 하락을 막기 위해 앞다퉈 극우의 강경 노선 일부를 따라 하는 것도 영향이 있다. 타릭 아부차디 영국 옥스퍼드대 정치학과 교수는 “극우가 성공하면 주류 정당이 이민 등에서 우경화하지만 표는 돌아오지 않고 오히려 극우가 더 힘을 얻는다”고 지적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