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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나 바이올린과 달리 영재나 신동 탄생이 드문 분야가 지휘다. 연륜이나 카리스마가 필수 덕목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런던 필하모닉의 수석 지휘자인 영국 지휘자 에드워드 가드너(51)는 드문 예외에 속한다. 2007년 잉글리시 내셔널 오페라(ENO)의 최연소 음악 감독(당시 33세)으로 취임한 데 이어 2021년부터 런던 필을 이끌고 있다. 14~18일 런던 필 내한 공연을 앞두고 지난 30일 전화 인터뷰에서 그에게 지휘자의 ‘성장 비결’에 대해 물었다.
① 좋아하는 일이 있으면 좌고우면하지 않는다
가드너는 영국 명문 이튼 스쿨과 케임브리지대 출신 사대보험 이다. 아버지는 정신과 의사, 어머니는 간호사였다. 그는 “어릴 적부터 독일어 등 외국어와 문학·철학 같은 인문학에 관심이 많았지만, 17세 때부터는 오로지 지휘자가 꿈이었다”라고 했다.
일곱 살 때부터 고향 글로스터 성당에서 성가대원으로 노래했고, 피아노·오르간을 배웠다. 그는 “처음엔 보이 소프라노에서 시작했지만 변성기를 거치면서 테너 개인파산신청조건 까지 음역이 떨어졌다”며 웃었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합창과 오페라 지휘로 관심이 넓어지는 계기가 됐다.
② 기회는 찾아오는 게 아니라 만드는 것
영국 왕립 음악원에서 공부하던 스물다섯 살 때 기회가 찾아왔다. 1999년 유럽 최고의 음악제인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알반 베르크의 오페라 ‘룰루’ 공연을 앞두고 음악 코치(피 사회초년생 적금 아노 연주자)가 병으로 앓아눕고 말았다. 대타를 급구하고 있을 때 리허설을 참관하고 있던 그가 번쩍 손을 들었다.
‘룰루’는 조성의 질서에서 벗어난 무조(無調) 음악에 바탕한 까다로운 현대음악. 공연 시간도 3~4시간에 이른다. 하지만 그는 “밤새워 악보를 보면서 피아노 연습을 했다. 지금 나이라면 결코 할 수 없겠지만”이라며 웃었다. 그 방보증금대납 뒤 3년 연속으로 이 페스티벌에 초대받았고, 그의 이름이 세계 음악계에 퍼져 나가는 계기가 됐다.
③ 시행착오를 두려워 말라
서른도 되기 전부터 영국 글라인드본 오페라의 투어 공연을 책임졌고, 33세에는 ENO의 음악 감독으로 ‘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그는 “하루 몇 시간이고 연습에 매달릴 수 있는 바이올린과 달리, 부동산 수수료 계산기 젊은 지휘자들은 한 달에 고작 한두 번 지휘 기회가 생기는 것이 전부”라고 했다.
언제든지 홀로 연습할 수 있는 기악 연주자들과 달리, 지휘자는 악단이 있어야만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지휘자가 언제나 옳을 수는 없다. 심지어 같은 작품이라도 악단에 따라서 불꽃이 타오르기도 하고 반대가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라고 했다. 그는 지휘자의 필수 덕목으로 ‘호기심’과 ‘겸손’을 꼽았다.
④ 남들이 하지 않는 일에 도전하라
가드너는 현대음악 지휘자로도 정평이 있다. ENO 시절부터 벤저민 브리튼·존 애덤스·카이야 사리아호의 20~21세기 현대 오페라 지휘에 발 벗고 나섰다. 올해도 영국 작곡가 조지 벤저민을 런던 필의 상주 작곡가로 초대해서 신작을 연주한다. 그는 “낯설고 까다롭고 부정적 반응이 쏟아지기도 하지만, 현대 작곡가들의 새로운 걸작을 연주하는 건 의무인 동시에 축복”이라고 말했다.
런던 필 내한 공연은 14~15일 서울 예술의전당, 16일 대전예술의전당, 17일 부산콘서트홀, 18일 수원 경기아트센터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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