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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로 최근 수년간 극한 호우는 일상화되고 있다. 수해는 반복되고 피해 규모는 커지면서 막대한 재산 피해는 물론, 시민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대전은 3대 하천을 끼고 있는 지리적 특성에, 저지대에 위치한 시설이 적지 않아 보다 세심한 관리가 요구되는 지역 중 하나다.
대전시의 '물그릇 키우기' 프로젝트는 여기서 출발했다. 우기 전 대대적인 하천 준설 작업을 완료, 올 여름철 대전은 300㎜ 가까운 누적 강수량에도 큰 피해 없이 지나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매해 장마 시기마다 하천 범람으로 주요 교량을 중심으로 내려지던 홍 모기지회사 수특보 발령도 없었다. 시민들의 안전한 일상을 지키기 위한 하천 정비에 공감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되풀이되던 수해를 끊기까지=2024년 7월 대전은 기록적 폭우로 한 마을이 물에 잠기는 등 극심한 피해를 겪었다. 제방 유실로 서구 용촌동 마을 일대가 침수돼 이재민이 대거 발생했고, 농경지 19만 6000㎡ 규모도 잠식됐다. 갑천 제방월류 예적금계산기 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침수되는 피해도 있었다. 그해 7월 7-10일 당시 누적 강수량은 277.6㎜, 이 중 8일 하루에만 137.5㎜가 내렸다.
그리고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올해 7월 16-19일 대전은 267㎜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17일에는 오전 1시부터 한 시간 동안 47㎜에 달하는 폭우가 집중돼 이날 일 누적 강수량만 1 러시앤캐시 68.4㎜에 달했다. 이 같은 물폭탄에도 대전지역 내 대규모 홍수 피해는 없었다. 나무가 쓰러지거나 도로가 파손되는 등 일부 피해만 보고됐다. 지난해 이맘때 갑천 범람으로 복수교와 인창교, 원촌교, 만년교 지점에 홍수경보가 내려졌지만, 올해는 홍수특보도 발령되지 않았다.
1년 전과 다른 점은 올해 본격적인 장마 전 대대적인 3대 하천 준설 월차 폐지 작업을 마쳤다는 것이다. 시는 지난해 3월부터 올 6월까지 3대 국가하천 일원에서 30개 공구에 걸쳐 준설 작업과 재해예방 정비공사를 진행했다. 총 길이 28㎞ 유역에 퇴적토 68만 ㎥를 준설하는 대규모 사업이었다. 기상 이변에 따른 집중호우로 관련 피해가 잇따르면서 여름이 오기 전 준설 작업에 속도를 내는 데 주력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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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3대 국가하천 준설공사 위치도. 대전시 제공


◇하천 준설에 더 주목한 이유=갑천과 유등천, 대전천 등 3대 국가하천은 대전 도심 곳곳에 접해 있다. 특히 옥녀봉과 만년·갑천·문예·엑스포(갑천), 오량·도마·삼천(유등천), 중촌(대전천) 등 지하차도 9개소가 3대 하천에 맞닿아 있다. 대전산업단지와 대덕산업단지 등 도심 내 대규모 산업단지들은 저지대에 위치해 있는 데다, 유성관광특구와 대전하수종말처리장, 주택밀집지역 등이 대규모 침수 우려지역으로 꼽힌다.
이에 시는 준설 작업을 위해 환경부와 금강유역환경청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고, 지난해 9월 3대 국가하천 유지관리 계획을 수립, 자체설계 후 정비공사에 나섰다. 같은 해 상반기에도 6개 공구 3.5㎞ 구간, 12만 8000㎥에 대해 일부 준설 작업을 마치기도 했다. 올해도 2차에 걸쳐 24.5㎞ 구간, 55만 2000㎥를 준설했다. 총 사업비는 국비 42억 원에 시비 169억 원 등 211억 원이 투입됐다.
준설을 마친 구간의 하천수위 하락 효과도 확인됐다. 시는 지난해 3-7월 준설한 3.5㎞ 구간의 하천 수위가 63-75㎝ 하락했다고 밝혔다. 원촌교 지점은 준설 전 35.81m에서 준설 후 35.06m로 하천 수위가 0.75m 줄었다. 원촌교 하류 역시 준설 전후 34.88m에서 34.25m로 0.63m 하락했다.



지난 1월 대전 갑천 대덕대교 일원에서 3대 국가하천 재해예방 정비공사가 진행되는 모습. 대전시 제공


◇중요한 건 타이밍… '우기 전' 준공 노렸다=대전시가 올해 장마 전 하천 준설을 마칠 수 있던 배경에는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으로 관련 예산을 확보, 그해 겨울 공사를 시작한 데 있다. 연말 예산 편성과 연초 설계 시작 등 통상적인 작업 계획으로는 우기가 도래하기 전 재해예방 정비 공사를 완료할 수 없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직전 해 마을 침수 등 피해가 막심했던 터라 준설 사업을 더 늦출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본예산 확보 후 사업을 추진하게 되면 계획 수립부터 설계 용역, 계약심사와 일상감사 등 행정절차 이행, 입찰공고, 계약 등 장기간이 소요된다. 이 경우 이르면 4-5월 착공이 예상되는데 6월 우기철은 공사 중단이 불가피한 시기다. 적기 공사를 위해 지난해 2회 추경에 일부 예산인 68억 8000만 원을 확보한 뒤 자체 설계를 추진해 행정절차를 완료, 12월 조기 착공이 가능했던 셈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올해 초 열심히 3대 하천 준설사업을 진행한 덕에 물이 범람하지 않고 금강으로 잘 빠져나간 것 같다"며 "치수는 시민들의 안전한 삶을 위해 망설임 없이 추진해야 하기에 이번 장마 기간이 지나고 좀 더 확실하게 하천 준설을 진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호우경보가 내려진 지난해 7월 8일 대전 유성구 갑천대교 인근 자전거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왼쪽) 3대 하천에 대한 준설 작업 이후 같은 장소가 집중 호우(올 7월 20일)에도 하천 범람이 발생하지 않았다.  대전일보DB


◇점검 또 점검… 효과 분석에 정기적 관리 계획=시는 준설 작업 이후에도 3대 하천 퇴적구간에 대해 점검, 유지·관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준설 잔여구간을 정비하고, 하천 준설 효과를 분석해 법정 보호종과 생태환경을 파악, 내년 우기 전 재정비 예정이다. 유성구 전민동과 서구 정림동, 한밭대교와 한남대교 등 21개소에 총 11㎞ 연장, 19만 5000㎥ 물량 대상이다. 사업비는 63억 8800만 원이 추산된다. 하천별 퇴적 위치를 모니터링해 해마다 정기적인 유지·관리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준설 작업은 치수 기능 회복과 수질 개선, 친수 공간 활용 등 기대효과도 많다"며 "환경부 또한 3대 국가하천의 치수 안전성 강화를 위해 퇴적토 정비와 준설계획 반영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우리 시에 회신했기에, 준설 작업과 유지·관리를 위해 중앙정부와 잘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