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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디콜 호수(Taldykol)의 매립을 막자는 취지의 'SOS Taldykol' 캠페인 ⓒ 뉴스1


(알마티=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카자흐스탄 수도 누르술탄(아스타나) 외곽에 있는 탈디콜 호수(Taldykol)는 오랜 기간 철새도래지이자 시민들의 휴식처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본격적인 도시화와 함께 내륙국 호수 캐피탈대출조건 의 물은 점차 말라갔다. 일부는 신도시 개발을 위해 메워졌다. 위성 사진으로 확연히 보일 정도로 수량이 줄었다.
이에 대한 반대 움직임은 2020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진보 성향 예술가들은 '호수를 메우지 말 것'(Don't Fill)이라는 캠페인을 시작했고, 탈디콜 호수와 시청 광장에서 매립 반대 시위를 했다. 온라인 홍보를 위해 9.1부동산대책 'SOS Taldykol'이라는 온라인 계정도 만들었다.
호수 매립 계획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자 음악가들은 카자흐 전통 현악기 코브즈를 품에 안고 불도저를 막아 세웠다.
춤꾼들은 트럭 옆에서 어지러운 율동을 이어가며 위태롭게 무너지는 생태계를 몸으로 표현했다.
기도하듯 엎드린 이들도 있다. 말라붙은 호수의 예수성심수녀회 경계에서 '여기에도 생명이 있었다'는 메시지를 남긴 것이다.
캠페인을 이끈 예술가 아이게림 카파르(Aigerim Kapar)는 점점 사라지는 수면 위와 시청 광장에 철새 떼의 흔적을 대신한 플라밍고 모양 튜브를 띄우며 잃어가는 풍경을 시각적으로 각인시켰다.
예술가들의 퍼포먼스는 보도로 이어졌고, 공감한 시민들이 이들의 재밌는생활의지혜 워크숍에 참여하면서 활동이 확대됐다. '탈디콜 사태'는 지역 뉴스에서 국제적 이슈로 부상했다.



해가 갈수록 말라갔던 카자흐스탄 탈디콜 호수 위성사진 모습 ⓒ 뉴스1


결국 탈디콜 사태는 국제 조약인 '아르후스 협약'에 우체국 7.9 의거, 일부 매립 계획이 잠시 보류되거나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후스 협약은 환경 정보에 대한 시민의 접근권, 의사결정 참여권, 사법적 구제권을 보장하는 국제조약으로, 환경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핵심 규범이다.
당시엔 캠페인이 다소 성공적이었으나, 현재 탈디콜 호수는 계속 말라가고 있다. 호수 주변의 넓었던 습지군은 아파트 등 도시 개발의 압력 속에 면적이 크게 줄었다. 오염과 서식 환경 악화로 인해 조류 등 생물 다양성도 감소하고 있다. 남아 있는 구간에서는 소규모 복원과 보호 시도가 이어지고 있으나, 전과 같은 형태로의 복원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번 잃어버린 자연은,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것이다.
카자흐 호수 매립 갈등의 역사는, 한국의 4대강 재자연화 흐름과 겹쳐 보인다.
이재명 정부는 취임 이후 기존의 개발 중심 수자원 정책에서 선회해, 기후위기 시대에 걸맞은 자연 기반 해법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환경부는 낙동강·금강·영산강 등에서 보 완전 개방과 유속 회복을 통해 하천 본연의 흐름과 생태를 되찾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국립환경과학원의 연구 등을 토대로 보를 열었을 때 조류 유발이 줄고 생물 서식공간이 회복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강은 흐를 때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정책에 대한 반론도 뚜렷하다. 일각에서는 향후 물 부족이나 홍수 위험을 이유로 보 철거에 반대하고 있고, 야당 일부에서는 행정적 합의 없이 추진되는 체계 변화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한화진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 민간위원장은 최근 '재자연화가 오히려 기후 적응력을 낮출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개발과 회복 사이에서 강의 미래를 두고 사회적 선택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어떤 선택이 미래를 위한 일이라고 확언할 수 없으나, 중요한 점은 기후 대응을 위한 마지막 결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파와 힘의 논리가 아닌 과학적이고 미래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카자흐 마른 호수가 주는 교훈이다.



황덕현 경제부 기후환경전문기자 ⓒ 뉴스1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