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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감이 눈에는 얼굴에 음성에 번" 한덕수 등과의 ‘4인 회동’을 통해 사전 모의한 정황까지 드러나는 등 사법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조희대 대법원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측에 불출석 의사를 통보하며 30일 열리는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뉴시스


30일 열리는 국회 법제사법위의 대법원장 청문회 실시 계획서에 담긴 내용이다. 지난 5월 꺼낸 출처 불명의 녹취록 외엔 넉 달째 아무 증거도 없는 의혹이 헌정사 첫 집권 여당의 대법원장 청문회 개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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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가 5월 10일 ‘믿거나 말거나’ 컨셉으로 처음 내보낸 녹취록 내용은 이렇다. “4월 7일인가 10일인가 15일인가 조희대 대법원장, 정상명(전 검찰총장), 김충식(김건희 여사 모친 노트북 거치 측근), 한덕수(전 국무총리) 4명이 만나서 점심을 먹었다는 거지. (이 자리에서) 조희대가 ‘이재명 사건 대법원에 올라오면 대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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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기자·제보자 모두 모호…일각, 조작설까지
①최초 제기자?=문제는 증거가 이 녹취 신혼부부대출조건 록 하나뿐이라는 점이다. 넉 달째 같은 라디오만 반복되는데, 이젠 의혹 진앙이 어디인지조차 불분명하다. 열린공감TV 정천수 PD는 지난 27일 뉴스버스TV와의 인터뷰에서 ‘회동설 진앙지가열린공감TV 맞나’란 질문에 “엄밀히 따지면,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월 2일 법사위에서 먼저 발언한 것이 최초”라고 지목했다.

롯데캐피탈 추가대출 이는 서 의원이 지난 19일 녹취록 진위를 묻는 기자들에게 “최초 보도한 유튜브에 물어보라”고 밝힌 것과 충돌한다. 이전까지 서 의원은 녹취록을 본인이 제보받았다고 강조했었는데, 당시 여당 내에서도 “처음에 거론하신 분들이 해명하셔야 될 것 같다”(김병기 원내대표)는 최초 제기자 책임론이 일자 바꾼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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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0일 친여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에서 방송된 화면. 사진 유튜브 캡처


최초 제기자 공방은 의혹이 난마처럼 얽히면서 생겼다. 먼저 서영교 의원이 지난 5월 2일 법사위에서 “조희대가 대법원장으로 임명받는 전후 ‘대선 전 대법원으로 이재명 사건이 올라오면 꼭 먼저 처리하겠다’고 윤석열에게 이야기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했다. 문제의 녹취록은 5월 10일엔 열린공감TV에서 처음 재생됐고, 5월 14일 법사위에서 서 의원이 같은 녹취록을 틀었다.
뜯어보면 서 의원이 제기한 의혹은 두 갈래다. 5월 2일 법사위에서의 주장은 조 대법원장이 임명(2023년 12월) 전후 불특정인에게, 14일 법사위 주장은 4월 초·중순 4인 회동에서 문제의 발언을 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1년여의 기간 차가있는 데다, 조기 대선을 촉발한 12·3 계엄 전후여서 정치적 무게감도 다르다.
종합하면 서 의원은 두 번째 의혹인 녹취록은 본인이 열린공감TV보다 나흘 늦게 틀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고, 열린공감TV는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사건을 처리하겠다고 한다’는 큰 틀에서의 의혹을 처음 제기한 서 의원을 진앙지로 지목한 것이다. 의혹이 중구난방 뒤섞이다 일어난 해프닝일 수 있고, 의도적인 책임 떠넘기기일 수도 있다.



김경진 기자


②제보자는 누구?=최초 제보자가 누구인지도 뚜렷하지 않다. 서 의원은 제보자를 “보수 정권 민정”(17일 MBC)→ “최초 보도한 유튜브에 물어보라”(19일 오전 국회)→“여권(보수 정부 시절) 고위직”(19일 오후 페이스북)이라고 했다. 녹취록 자체는 열린공감TV가 제보자를 만나 직접 녹음한 것인데도, 제3자로부터 녹취록을 제보받은 듯 설명했다.
하지만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제가 서영교 의원님께 그 제보를 전달한 당사자”(17일 채널A)라고 밝혔다. 최 의원은 5월 10일 열린공감TV가 녹취록을 틀던 방송의 패널(당시 민주연구원 부원장)이었다. 녹취록은 열린공감TV가 처음 생성한 것이므로, 열린공감TV 출연진이었던 최 의원이 제공했다는 설명이 합리적으로 해석된다.
열린공감TV는 제보자를 제3의 취재원이라고 특정했지만, 목격담이 아닌 전언이다. 정 PD는 여러 차례 방송 등을 통해 “취재원이 4인 회동을 직접 목격한 것은 아니고 누군가로부터 들은 내용을 다시 제보한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그 ‘누군가’에 대해선 “‘과거 정권 사람’이라는 이라는 얘기까지만 들었다”며 모른다고 시인하고 있다.
③녹취록 조작?=일각에서는 녹취록 조작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때 정 PD와 동업했던 박대용 뉴탐사TV 기자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정천수는 본인 목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제보자 음성으로 조작해서 방송해왔다. 이번 제보자 음성변조를 두 번 해서 모르게 했을 뿐 정천수 음성으로 보인다. 서영교 의원이 낚인 것 같다”고 썼다.
박 기자는 청문회를 이틀 앞둔 28일에도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다. “정천수를 잘 모르는 이들은 한두 번 속을 수 있으나, 자세히 들어보면 근거가 부실하고 상상에 의존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정천수와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사람들은 그가 거짓말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경제적·정치적 이익 때문에 공범이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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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당사자·제기자 없는 청문회
이처럼 민주당은 “사법부 국정농단이자 쿠데타”(전현희 최고위원)라며 30일 청문회를 소집했지만 근거는 출처불명의 녹취록 하나뿐이다. 증인으로 채택한 조 대법원장 및 대법관들은 사법 독립을 이유로 모두 불참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은 의혹 최초 제보자는 물론 제보 내용을 대신 녹음했다는 여성은 증인으로 부르지도 않았다. 녹취록 속 여성이 누구인지, 또 누구의 이야기를 듣고 말을 옮기는 것인지 등 진실을 가려낼 방안을 민주당이 막은 셈이다. 열린공감TV 관계자를 부를 수도 있었지만 역시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정 PD는 29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법사위 행정팀에서 주소·연락처·주민등록번호를 알려달라고 해서 보내준 적 있다”며 “그후 아무 연락이 없었다”고 밝혔다. 국회가 연락한 목적이 청문회 출석 관련인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제보자와 연락은 하고 있느냐’는 물음엔 “더 괴롭힐 이유가 없어서 현재 연락은 일부러 안 하고 있다”고 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