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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고 그림을 그렸다. 한때 피아니스트를 꿈꿨던 소녀는 좀 더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시각예술가의 길을 택했다. 이후 30여 년이 흐른 뒤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작가는 그 소리들을 모아 음악을 만들었고, 아름다운 선율은 다시 악보 같은 조각이 됐다. 영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홍영인 작가의 이야기다. 자연이 만들어낸 음악을 '보여 주는' 그의 조각에는 각 소리 요소의 기원과 높낮이, 느낌, 분위기 등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홍영인 작가의 개인전 '서투른 작곡가(Amateur Composer)'가 오는 9월 27일까 연차휴가규정 지 서울 종로구 삼청동 PKM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소리에서 출발해 시각과 촉각, 움직임의 공감각을 유도하는 조각들과 자수 회화, 패치워크 등 20여 점의 신작이 공개된다. 자신이 서투른 작곡가처럼 느껴졌다는 홍 작가는 "어려서부터 늘 음악과 인연이 있긴 했지만 이렇게 시각과 청각의 교집합에 대해 적극적으로 탐구하는 프로젝트를 한 건 이번이 ibk기업은행 채용 처음"이라고 밝혔다.
홍 작가는 음악의 시각화 작업을 위해 지난 7년간 일상에서 다양한 소리를 수집했다. 무작정 동물원에 가서 코끼리 소리를 녹음한 적도 있고, DMZ로 리서치 여행을 떠나 두루미를 관찰하며 녹음기를 켜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무언가를 보고, 말하고, 결정하는 것들은 사실 사회적 관습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만약 우리가 무등록대부 청각의 세계에 들어가 산다고 하면 어떻게 달라질까 하는 질문을 하면서 소리를 녹음하기 시작했다"며 "그런데 우연히도 수집한 소리의 80~90%가 자연의 소리였다. 그렇게 동물들처럼 인간 중심 사회에서 완전히 배제된 것들을 가져와서 악보로 만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소리를 시각화한 작품을 '악보'라고 지칭한 것은 작업 과정이 악보 연체자당일대출 를 그리는 것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홍 작가는 "먼저 여러 녹음된 소리를 조합하고 이어 붙여서 하나의 곡으로 만든 다음, 음악을 디지털 그래픽으로 바꿔주는 모델을 이용해 악보를 만든다"며 "일종의 '그림으로 나타낸 디지털 악보'라고 할 수 있는 이 그래픽은 특정 음과 박자를 나타내는 음표와 쉼표, 박자표, 악상 기호로 이뤄진 피아노 악보와 달리 음의 높낮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 주파수 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완성된 디지털 악보(그래픽)를 퀼트 작업으로 캔버스에 옮긴 것이 'Symbiotic Composition' 시리즈다.
[송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