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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현대자동차 그룹이 정부의 마이데이터 정책을 통해 핵심 데이터가 테슬라와 BYD 등 해외 경쟁업체로 유출 가능성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자율주행 등 인공지능(AI)을 앞세운 해외 기업의 글로벌 시장 장악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운행·운전습관·차량 상태 등 국내 특화 데이터가 경쟁 기업에 전송될 경우 안방 시장에서 미래 분야의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산업계에서는 마이데이터 정책이 개인정보의 소비자 통제권을 강화하고자 하는 취지와 달리 AI 시대 해외 기업의 국내 시장 공략에 편법 트럼프카드 활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정부의 마이데이터 정책에 따라 고객 주행 데이터 등이 미국, 중국 등 해외 경쟁 업체로 유출될 가능성에 대해 내부 검토에 착수했다. 임원을 포함한 복수의 현대차 관계자는 교직원 대출 최근 열린 마이데이터 관련 행사에서 주무부처인 개인정보호위원회의 담당자들을 만나 이와 관련한 우려를 구두 전달하고 논의하기도 했다.

마이데이터 제도는 서비스·제품 이용자가 자신의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관리·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핵심은 특정 업체를 이용했던 본인의 정보를 다른 업체로 전송하도록 요구할 수 사업자금대출 있는 ‘제3자 전송 요구권’이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의료·통신 분야에서 기업보유 정보를 중계기관을 거쳐 자격을 갖춘 다른 기업에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2027년까지 3자 전송권 적용 범위를 에너지와 교육, 교통, 유통 등 10개 업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가 우려하는 부분은 테슬라나 BYD 등 해외 경쟁 기업이 제3자 신분증 전송제도를 활용해 현대차의 데이터를 확보할 가능성이다. 현대차는 현재 차량에서 인포테인먼트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커넥티드카 사업을 위해 고객 동의를 받아 페달 조작 습관, 주행량 등 각종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있다. 만약 단순 고객 신상을 넘어 이같은 데이터가 모두 전송 대상이 될 경우 해외 경쟁업체가 핵심 정보를 확보할 길이 열리는 셈이다.
국민연금 연체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기업이 그동안 현대차가 보유한 고객의 주행 데이터를 확보할 경우 AI 모델을 거쳐 국내에서 곧바로 수준 높은 자율주행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며 “AI를 바탕으로 마이데이터 제도를 오용한다면 시장에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자칫 한국이 해외 기업의 ‘AI 이중대’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현대차는 데이터 보안을 위해 연간 1000억 원 이상을 투자하며 외부의 스크래핑 시도를 차단하고 있다. 그러나 마이데이터를 통한 제공이 의무화되면 그간 막대한 비용을 들여 구축한 데이터 보호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의 시각이다.
개인정보위는 외국 기업에는 국내 기업의 데이터를 확보할 자격을 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해외 기업이 국내 법인을 설립하거나 투자하는 방식으로 데이터가 넘어갈 가능성은 여전하다. 하승철 개인정보위 단장은 “국내 법인이 해외 기업의 투자를 받은 곳이라면 배제할 수는 있다”면서도 “업계와 논의를 통해 이같은 사례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특히 올해부터 마이데이터 제3자 전송 대상이 되는 업종인 통신사업자에도 해당해 정부의 조속한 제도 보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커넥티드카 사업을 위해 2020년 이동통신 재판매사업자(MVNO)로 등록했다.

개인정보위는 현대차가 알뜰폰 사업자라는 사실을 사전 인지하지 못했고, 통신 분야에서는 전화 서비스를 목적으로한 통신사업자에 방점이 찍힌 만큼 적용 시기 조정을 검토할 방침이다. 개인 정보위 관계자는 “현대차의 경우 통신 분야 정책 취지에 부합하는 업종은 아닌 만큼 고시 등을 통해 협의 시점을 조정할 수 있다”며 “우려가 현실화하지 않도록 업계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