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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기업 A사는 대형 업체와 오랜 기간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대형 업체가 업무협약을 맺은 후 아이디어를 부정 사용해 유사 서비스를 출시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2심에서 손해배상을 인정받았지만 2000만원에 불과했고 아직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동안 회사는 운영이 어려워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지만 폐업하면 소송이 진행되지 않아 폐업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기술침해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되는 것은 법적 절차에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대응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이유가 크다. 소송을 진행해 승소하더라도 받을 수 있는 손해배상 금액이 적다는 것도 큰 어려움이다. 중도상환이란 소송 부담도 부담이지만 업계에서 영향력을 가진 대기업과 불편한 관계가 되는 일이 걱정돼 법적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기술침해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들을 보면 투자 등을 명목으로 접근해 주요 기술과 아이디어를 확보한 뒤 투자는 하지 않고 유사품을 내놓는 방식이다. 공동개발 제안 후 일방적으로 중단을 외환은행 신용대출 선언하고 유사품을 출시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스타트업 기술침해 신고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윈트 행정사사무소가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받아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중기부에 접수된 스타트업 기술침해 신고는 총 35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5건에서 2022년 6건, 2023년 10건, 지난해 1 원금균등상환방식 2건으로 점점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2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같은 기간 스타트업 기술분쟁 조정·중재 신청 건수도 총 47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 13건이던 신청 건수는 2022년 7건으로 줄었다가 2023년 15건, 지난해에는 10건이 접수됐다. 올해 상반기에 접수된 조정·중재 신청은 2건이다. 지난 6월까지 종료된 조정·중 벤처창업자금 재는 45건이며 24건에 대해 조정안이 제시됐다. 조정이 성립된 경우는 16건으로 조정안 제시 대비 성립률은 66.7%로 높은 편이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게 기술침해는 기업의 명운을 좌우하는 일이나 다름없다. 적은 자본으로 창업하게 되는 스타트업의 자산은 사실상 아이디어와 자체 개발한 기술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기술침해는 피해 기업에게 채무불이행위험 단순한 영업상 손실을 넘어 시장 진출 기회 상실과 투자 유치 차질, 조직 내부 사기 저하까지 초래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 할 수 있다.
기술침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애초에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일이 최선이라고 할 수 있다. 한번 기술이 유출되면 이전으로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술침해 발생 후의 구제 및 피해회복 방안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정부에서 기술침해 신고 제도와 기술분쟁 조정·중재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관련 제도를 잘 몰라 이용하지 못하거나 뒤늦게야 대응에 나서는 스타트업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스타트업들이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기술침해 신고, 기술분쟁 조정·중재 등을 통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구제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 차원에서 정부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등도 기술침해로부터 스타트업들을 보호하기 위한 좋은 방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기술을 침해당한 스타트업들은 대응은 둘째치고 당장의 회사 운영부터 곤란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 스타트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대안이 ‘기술침해 피해구제기금’ 조성이다. 기금의 재원은 기술침해 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된 기업에 과징금 등을 부과해 마련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피해를 입은 스타트업들은 조성된 자금을 가지고 기술침해 대응과 운영자금 등에 긴급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받을 수 있다. 이런 제도가 정착되면 기술침해 피해를 입은 스타트업들이 경영난에 처하거나 문을 닫는 일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스타트업의 기술력은 미래 먹거리를 찾아내는 아이디어이자 국가 산업의 혁신을 이끄는 중대한 자산이다. 이를 보호하기 위해 보다 정교한 제도와 시스템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글=류경재 윈트 행정사사무소 대표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