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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를 포함한 정치인들을 특별사면 복권 대상에 포함한 것은 의외였지만 또 어떤 면에선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 의외인 이유는 이렇다. 정치인 사면은 대개 국면전환이 필요할 때 이뤄지는데, 대통령 취임 직후 그 정도 위기를 겪는 정권은 거의 없다. 따라서 첫 사면에 정치인을 포함한 예는 드물다. 더군다나 이재명 대통령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정권 운영을 하고 있다. 판을 흔들 이유가 없다.
조국 전 대표,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문재인 정권 시절 논란을 대부중개수수료 상한제 떠올리게 한다는 점은 추가 부담이다. 이재명 정권은 ‘중도 실용’을 내세웠는데, 유권자는 이를 ‘문재인 정권과는 다른 해법을 추구하겠다’는 신호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논란은 마치 ‘장기(long term) 문재인 정권’을 경험하는 느낌을 준다. 이재명 정권의 ‘중도 실용’ 스텝이 꼬이는 순간이다.
정치권의 과열된 논쟁에선 잘 고려되지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대출 않지만, 사면·복권은 재판의 효력을 없앨 뿐 수사나 재판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증하는 절차가 아니다. 정치인 사면은 대개 여야 균형을 맞춘다. 이번에도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사진이 공개돼 ‘거래’의 현장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는데, 여기서도 사면의 이런 측면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사면된 보수 신용불량자 카드발급 야당 인사들은 수사나 재판의 부당함을 주장할 입장이 전혀 못 된다. 사면은 억울한 사람들에게만 해주는 것이 아니다.
잠재적 지지층, 국힘 전당대회, 지방선거 고려한 선택
그렇다면 사면의 효과를 따져야 한다. 정치인 사면에 대해선 대개 국민 통합 등의 명분을 든다. 그런데 정치인 사면이 실제 국민 통합 효과를 낸 일은 거 한국장학재단 대출상환 의 없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앞서 언급했듯 조국 전 대표 사면은 그가 얼마나 부당한 일을 당했는지와는 관계없다. 하지만 현실 정치는 현안을 결코 ‘원론적’ 방식으로 다루지 않는다. 또 ‘조국 논쟁’을 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게 국민 통합에 도움되는 일이라 보긴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의 결단을 ‘의외’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많은 건 이런 이유 제주도부동산중개업소 다.
반대로 ‘예측 가능’ 관점에서 보면 이런 설명이 가능하다. 조국혁신당 지지층은 지난 총선의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 전략에서 보듯 잠재적 민주당 지지층이다. 이들이 조국 전 대표의 사면을 바라는 이상 이재명 대통령이 이를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렵다. 조 전 대표가 형기를 채운 이후 복권만 시키거나 형기 만료에 이르러서야 사면을 결정한다면 “박절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여당 내에선 사면하더라도 시점을 성탄절 정도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주장도 있었던 모양이지만, 2026년 지방선거에 가까워질수록 오히려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해야 한다면 빨리, 화끈하게 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 반대파-담론을 조직해야 할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치르느라 현실적으로 그럴 역량이 안 되는 시기라는 점 역시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즉, 조국 전 대표를 비롯한 정치인들이 이번 사면 대상에 포함된 것은 명분이나 사면의 효과가 아니라 정무적 판단을 근거로 할 때야 이해가 가능하다.
그런데 정치공학적 측면에서 봐도 조 전 대표 사면이 쉽기만 한 선택지는 아니다. 이제 조 전 대표는 조국혁신당의 간판 정치인으로 정치 일선에 서야 한다. 당장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에서 무슨 역할을 할지가 관심사인 이유가 이것이다. 물론 선거는 아직 한참 남았다. 그러나 앞으로의 일을 가늠해보기 위해 일종의 ‘사고 실험’을 해볼 필요가 있다.
간판 정치인 조국, 전면 나서면 어떻게 될까?
서울시장, 부산시장, 인천 계양을 등의 출마가 점쳐지고 있지만, 조 전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이 쟁점화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뿌리가 같은 두 세력의 각개약진이 서로에게 도움되지 않는다는 것은 각자가 잘 알 테니 선거연합은 정해진 수순이다. 방식과 수준의 문제만 남는다.
호남 지역의 경우 2025년 4월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가 이정표다. 민주당에서 공천받지 못한 후보들이 조국혁신당을 선택하는 흐름이 형성될 수 있는데, 이 경우 선거연합을 하더라도 양쪽 모두 후보군이 충분해 조정이 어려워진다. 경쟁적 관계로 선거를 치르게 되는 것이다.
나머지 지역은 주고받기식 협상이 일부 진행될 여지가 생긴다. 여기서 세력을 이끄는 조국 전 대표의 처신에 따라 길이 달라진다. 조국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당선을 우선시하며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는 식의 평가 속에 민주당과의 갈등을 키울 수도 있고, 조 전 대표가 극적으로 희생하는 그림을 만들며 실리를 챙겨 범민주당 지지층의 구심력을 강화하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어떤 경로로 가든 조국혁신당은 선택의 자율성 확보를 위해 지난 정권에서 ‘쇄빙선’을 자처했던 것과 같은 노선 형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이 양당 구조의 극복을 언급하며 “(조 전 대표가) ‘민주당보다 약간 왼쪽을 지향한다’고 말했다”(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고 한 것은 이를 시사한다. 여당으로선 달갑지 않은 구도다.
정확히 말하면 조국혁신당은 양당 체제의 대안이라기보다는 양당 체제의 산물이다. 민주당과의 합당론이 늘 제기되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사면 결정을 ‘후계 구도’ 관점에서 보는 시각도 있다. 유권자는 집권 세력에 언젠가 반드시 실망하게 되고 이 경우 반대 세력에서 대안을 찾게 된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사례처럼 당내 야당 혹은 세력 내 다른 정파가 이 역할을 대신한 경우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범민주당 세력 내 대안을 풍부하게 만들어 정권 재창출 가능성을 높이려는 의도를 가졌을 수 있다.
대통령이 정당 구도 흔들 수 있다는 게 핵심
이런 해석이 나오는 것 자체가 어떤 면에선 대통령에게 나쁘지 않은 일이다. 정치 구도의 주도권이 대통령에게 있다는 사실이 다양한 방식으로 증명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언제든 국회 구성이 ‘여소야대’로 될 수 있다며 “대통령이 그렇게 제왕적이지 못하다”고 했다. 제도의 원리로만 보면 이는 맞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 정치에선 그렇지 않은 순간이 늘 나온다. 사면권 행사와 이를 둘러싼 해석이 바로 그렇다. 대통령이 단지 누군가를 사면해줄 수 있다 없다가 아니라, 앞에서 봤듯 그러한 행위를 통해 대통령이 정당정치 구도 자체를 의도를 갖고 흔들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바로 제왕적 대통령의 순간이다. 그 순간을 봤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제왕적 대통령제를 손봐야 한다는 말은 모두가 해왔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말이다.
김민하 정치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