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마주보고 있는 블루 모스크(왼쪽)와 아야 소피아





아야 소피아 내부의 성화와 이슬람 캘리그라피





모스크로 개조된 성당…겹겹이 쌓인 1500년 역사 고



이스탄불의 구도심, 옛 콘스탄티노플의 심장부에 들어서면 누구나 압도적인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바로 서로 마주 보고 선 두 개의 건축물, 아야 소피아((Hagia Sophia)와 블루 모스크(술탄 아흐메트 모스크)다. 회백색 석재로 울산자동차회사 지어진 거대한 아야 소피아의 돔은 1500년 넘게 도시의 하늘을 지배해왔고, 돔 위에 얹힌 금빛 첨탑(피니얼·finial)은 햇빛에 반짝이며 제국의 영광을 증언하고 있다.

그리고 맞은편의 블루 모스크 또한 여섯개의 미나레트(minaret)와 푸른빛 타일 장식으로 술탄의 야심을 드러내는 걸작이다. 두 건축물은 동서 문명 주택담보대출 수수료 의 경계선에서 서로 다른 신앙과 제국의 흥망을 증언하는, 살아 있는 역사 그 자체다.
■'공존' 전하는 아야 소피아와 블루 모스크
아야 소피아의 기원은 비잔틴제국의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서기 537년, 그는 수도 콘스탄티노플에 인류가 본 적 없는 가장 웅장한 성당을 세우겠다는 야망으로 당시 단리 월복리 세계 최대, 최고의 기술로 하늘을 떠받친 듯한 구조, 그리고 황금빛 모자이크로 성당을 장식했다. 성당 내부 천장은 마치 금빛 하늘이 펼쳐진 듯 눈부셨고, 당시 사람들은 "신의 집은 하늘보다도 크다"고 감탄했다고 한다. 즉 아야 소피아는 단순한 종교적 예배 공간이 아니라 비잔틴제국의 정치적·종교적 권위를 상징하는 제국의 심장이었다.
그러나 차량유지비내역서 약 1000년 후 1453년 콘스탄티노플은 운명의 날을 맞는다. 오스만제국의 젊은 술탄 메흐메트 2세가 이끄는 거대한 군대가 이 아름다운 도시를 포위했고, 결국 1000년 제국의 수도는 무너졌다. 콘스탄티노플에 입성한 젊은 술탄은 아야 소피아를 그대로 남겨두지 않았다. 그는 이 건축물을 모스크로 개조하며 새로운 제국의 권위로 편입시켰다. 돔 네 모서리에는 자동차 할부 미나레트가 세워졌고, 내부에는 이슬람식 기도 공간이 마련됐다.
그러나 기존의 기독교적 장식은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다. 성모자와 예수의 모자이크는 석회로 덮였지만,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고 후대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아야 소피아는 '단절'이 아니라 겹겹이 쌓인 '기억'의 공간인 셈이었다.
이슬람화된 아야 소피아는 이후 수백년 동안 오스만제국의 심장부로 자리 잡았으며, 제국 전체에서 가장 웅장하고 신성한 건물로 기능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술탄들은 아야 소피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새로운 기념비적 건축물을 꿈꾸기 시작했고, 그 야망은 17세기 초 술탄 아흐메트 1세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는 옛 제국의 상징인 아야 소피아와 마주 보게 웅대한 모스크를 세웠으니, 바로 오늘날 '블루 모스크'로 불리는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였다. 여섯개의 미나레트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르고, 내부는 푸른빛 이즈니크(Iznik) 타일로 가득 채워져 독창적이면서도 화려한 장관을 연출했다. 아흐메트 1세는 이 건축을 통해 아야 소피아에 맞서는 '새로운 제국의 심장'을 원했고, 이제 두 거대한 건축물이 서로를 마주한 채 도시의 풍경을 지배하는 독특한 장면이 완성됐다.
오늘날 이 장면은 방문객들에게 강렬한 울림을 주고 있다. 동로마와 오스만, 기독교와 이슬람이라는 두 문명의 상징이 한 도시의 중심에서 서로를 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야 소피아 안으로 들어서면 그 공존의 의미는 한층 더 분명해진다.
황금빛 천장에는 성모자와 황제의 모자이크가 남아 있어 기독교의 위엄을 증언하고, 그 아래 거대한 원판에는 '알라'와 '무함마드', 그리고 이슬람의 네 정통 칼리프의 이름이 아랍 서예로 새겨져 있다. 성화와 캘리그라피가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이 장면은 세계 어디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풍경이다.
더욱이 아야 소피아 내부를 거닐다 보면 눈길을 끄는 붉은빛 대리석 기둥들이 있다. 이 기둥들은 이집트, 아나톨리아, 심지어 레바논 바알베크 같은 제국 각지에서 공수해온 것으로, 단순한 장식재가 아니라 제국의 광대함과 힘을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붉은색은 기독교 전통에서 순교와 희생, 권위를 의미하기도 했기에 황금빛 천장과 어우러져 '세계를 품은 신의 집'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이처럼 아야 소피아의 기둥 하나에도 제국의 정치적·종교적 야심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1935년 터키공화국을 세운 아타튀르크는 아야 소피아를 박물관으로 전환했다. 이는 종교의 경계를 넘어, 오랜 기간 이슬람의 심장부였던 건물을 인류 전체의 문화유산으로 지켜내려는 의도였다. 이때 덮여 있던 모자이크가 다시 빛을 드러냈고, 사람들은 한 공간 안에서 기독교와 이슬람의 흔적을 동시에 목격할 수 있었다. 아야 소피아는 그 자체로 '문명의 공존 박물관'이 됐고, 이스탄불이 가진 다층적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건축물이 됐다.
그러나 2020년 아야 소피아는 다시 모스크로 환원됐다. 이는 국내적으로는 종교적 전통의 회복을 의미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야 소피아의 내부에는 여전히 기독교적 모자이크가 남아 있고, 그 위로 이슬람의 기도 소리가 울려 퍼진다. 아야 소피아는 여전히 공존의 흔적을 간직한 채 새로운 시대적 의미를 덧입으며 살아 있는 역사로 남아 있는 것이다.
■승리와 패배, 지배와 종속, 개종과 보존 '교차'
맞은편의 블루 모스크 역시 그 자체로 '현재 진행형의 공간'이다. 하루 다섯번 기도 시간이 되면 수많은 신자들이 모여 경건히 예배를 드리고, 동시에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은 푸른 타일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이 장면을 지켜본다. 신앙의 성스러움과 세속적 호기심이 한 공간 안에서 교차하는 모습은 이스탄불이라는 도시가 지닌 복합적 성격을 잘 보여준다.
따라서 아야 소피아와 블루 모스크는 단순히 과거의 흔적에 머물지 않는다. 지금도 두 건축물은 '공존'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물론 이 '공존'이 완벽하거나 이상적이진 않았다. 수많은 갈등과 긴장이 존재했고, 지금도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서로 다른 신앙의 흔적을 지우기보다 겹겹이 쌓아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야 소피아의 돔 아래에 서면 인간 문명의 복잡성과 역동성이 한눈에 다가온다. 승리와 패배, 지배와 종속, 개종과 보존이 모두 교차한 공간이지만 바로 그 '겹침' 속에서 오늘날까지 살아남았다. 마주 선 아야 소피아와 블루 모스크는 우리에게 조용히 속삭인다. 공존은 갈등보다 오래 남을 수 있다고.
이스탄불의 하늘 아래 두 건축물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인간의 믿음은 다르지만, 그 흔적을 품고 살아가는 도시는 서로 다른 세계를 이어주는 다리가 될 수 있다. 아야 소피아와 블루 모스크는 바로 그 다리이며,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은 그 앞에서 공존의 가능성을 묵묵히 마주하게 된다.
양우진 한국외대 국제관계학 박사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