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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보편화되면서 이제 총부채상환비율 는 죽음도 미리 준비하는 시대가 됐다. 특히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이하 의향서)’는 존엄한 죽음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실현하고 남은 삶을 더욱 풍요롭게 설계할 수 있도록 사회가 함께 돕는 제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5월 기준 의향서 작성자는 누적 289만명에 달하며, 농촌 지역 등 지방자치단체의 참여가 활발하다. 5월28일 충북 충주시보건소 씨티캐피탈주상호 를 찾아 의향서를 작성한 시민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선택이 삶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들어보고, 이를 뒷받침하는 지역사회의 노력도 함께 살펴봤다. 



“언제든 떠날 준비…마지막 순간도 내 의지대로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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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고비를 여러 번 겪은 백종원씨는 자신의 의지대로 마지막 순간을 결정하기 위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삶과 죽음은 정말 종이 한 장 차이더라고요. 언제든 갈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걸 절 대구은행 본사 실히 느꼈어요.” 

8년 전 두 차례 심장 스텐트 수술 후 산티아고 순례길에 올랐던 백종원씨(70)는 경유지인 프랑스에서 쓰러진 뒤 이런 생각을 했다. 천주교 신자인 그는 당시 ‘신이 부르면 가겠다’는 마음으로 먹던 약까지 버리고 35일간 순례길을 걸었다. 길 위에서 느낀 기적 같은 편안함은 그를 변화시키기에 충분했다 스파크s 리콜 . 
백씨는 “그때 깨달았어요.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당연히 해야 한다는 것을요. 그래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장기 기증’을 선택하게 됐죠”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결정을 하면서 일말의 망설임이 없었다고 했다. 
죽음의 문턱을 여러 번 넘나든 그에게 연명의료는 이미 정해진 답처럼 여겨졌다. 백씨는 “인위적으로 기계에 의존하는 삶을 원하지 않으며,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내 의지로 결정하고 싶다”며 “자식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이나 부부라도 절대 강요해서는 안 되며, 100% 자기 의사로 결정해야 한다”면서 “안 그러면 싸움이 난다”고 웃어 보였다. 


무의미한 연명의료에 회의감…“내가 결정하지 않으면 결국 남이 대신해야” 





충주시민 오창식씨는 친척의 연명의료 과정을 지켜본 뒤 회의를 느껴 아내와 함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기로 결심했다.



“환자의 심장만 뛰고 있을 뿐, 사실상 다 죽은 상태였어요. 그런데 치료를 두고 가족들 사이에 언쟁이 오가는 모습을 보니 비참하더라고요.” 

친구인 백씨와 동행한 오창식씨(65)는 과거 친척 중 한 명이 쓰러졌을 당시를 회상했다. 이미 의식이 없는 환자와 곁에 남은 가족의 고통을 지켜본 그는 한 가지 확신이 생겼다. ‘내가 결정하지 않으면, 결국 남들이 대신해야 한다’는 깨달음이었다. 
연명의료의 무의미함을 목격한 오씨는 이를 계기로 지난해 아내와 함께 의향서를 쓰기로 결심했다. 그는 “우리가 직접 연명의료에 대해 미리 결정해 두고 자식이나 가족에게 부담을 남기지 말자고 아내와 약속했죠”라고 전했다.  
오씨는 이 문서가 단지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태도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가 건강관리를 못해 병에 걸리면 자식들에게 미안하잖아요. 그래서 식생활도 바꾸고 운동도 열심히 해요. 쉽진 않지만 계속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의향서는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다짐이기도 했다. 


“자식들 고생 안 시키고 싶어서”…부부의 따뜻한 배려





차병구·김금자씨 부부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만 19세 이상 국민이라면 누구나 전국 557개 지정 등록기관(보건소 등)에서 무료로 상담받고 작성할 수 있다.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등 연명의료 중단 결정과 호스피스 이용 의사를 미리 밝힐 수 있다. 289만명의 선택 뒤에는 삶의 마지막에 대한 각자의 철학과 가치관, 그리고 가족에 대한 깊은 사랑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상당수가 남은 가족을 위한 ‘배려’의 마음으로 의향서 작성을 결심한다. 연명의료를 계속하면 경제적인 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자녀로선 먼저 말을 꺼내기 어려운 문제라 스스로 결정해 두는 경우가 많아서다.
이날 보건소 재활센터에 운동하러 왔다가 나란히 상담실을 찾은 차병구(81)·김금자씨(77) 부부도 마찬가지였다. 오랜 시간 남편의 암 간병을 도맡았다는 아내 김씨는 요양보호사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이 제도를 처음 알게 됐다고 했다. 
김씨는 “난 예전부터 하고 싶었어요. 자식들 고생 안 시키려고요. 산소호흡기 꽂고 그냥 누워 있는 거잖아요. 그때가 되면 정작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더 살면 뭐 해요”라고 말했다. 아내 곁에서 차분하게 설명을 듣던 남편 차씨는 내내 말이 없었다. 이내 조신영 충주보건소 건강증진팀 주무관이 의사를 묻자, 그는 의향서에 서명하며 옅은 미소를 띠었다.


[잠깐] 조신영 충주시보건소 주무관  “농촌지역 참여 활발…경로당서 입소문”   





조신영 충북 충주시보건소 보건과 검진팀 주무관이 상담자에게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의외로 읍·면 지역 어르신들의 참여율이 높아요. 경로당에서 한 분이 ‘나 이거 했어’ ‘꼭 해야 해’ 자랑삼아 말씀하시면, 다음날 친구분들이 다 같이 버스 타고 오세요.”

조신영 충주시보건소 보건과 검진팀 주무관의 말처럼 최근 농촌지역 어르신들 사이에서 의향서 등록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경로당을 중심으로 어르신들의 자발적 참여가 두드러지며 입소문을 타고 더욱 확산하는 추세다.  
충주시보건소는 하루 평균 7건의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4657명이 의향서 등록을 마쳤다. 이들 대부분은 TV나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관련 정보를 접하거나 치매 검사 등 각종 건강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상담을 받게 된 경우다.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홍보와 시민들의 높은 관심이 맞물리며 ‘존엄한 죽음’에 대한 인식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에서는 연명의료 중단에 대해 ‘살아있는 사람을 그냥 죽게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가 있다. 이에 대해 조 주무관은 “회복 가능성이 없고 연명의료가 의미가 없을 때를 대비한 제도”라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주무관은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며 시민 인식의 변화를 직접 체감하고 있다. 그는 “상담을 통해 많은 분이 의료 현장에서 자기 뜻이 존중받기를 원한다는 것을 느낀다”며 “시골 어르신들이 보수적일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편견”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의향서 작성을 위해 방문하는 어르신들은 젊은 사람들보다 더 깨어있고 용기 있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조 주무관은 “이제 우리 사회는 죽음을 준비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연명의료 중단은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