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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이 ‘칼’을 빼들게 될까. 호텔신라가 자회사 SBTM을 사실상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3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상용 여행사 SBTM(에스비티엠) 매각을 기정사실화했다. 다만 구체적인 매각 시기와 금액, 매각 대상과 조건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신라는 ‘프로젝트 스피어(Project Sphere)’라는 프로젝트명까지 따로 붙였다. 대기업들은 이해관계자 보호와 보안을 위해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별도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와 궤를 같이 한다.
SBTM은 호텔신라가 여 서브프라임과정 행사업부를 분사해 지분 100%로 설립한 회사다. 항공과 철도 승차권 발권, 호텔과 식사 예약, 비자 업무 등 기업 출장에 필요한 실무를 전담하며 운영해왔다. 특히 삼성그룹 계열사의 임직원 출장 지원을 사실상 전속으로 맡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왔다.
SBTM의 가치는 팬데믹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8년, SBTM은 매출 2 전문가 38억원을 달성하면서 영업이익 63억원, 당기순이익 51억원의 성과를 보인 바 있다. 지난해 실적도 눈에 띈다. 2024년 기준 매출 367억원, 영업이익 43억원, 당기순이익 36억원을 기록했다. 높은 수익성을 입증한 셈이다. 이렇다 보니 내부에서는 돈 잘버는 효자 회사 이미지가 지배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이번 매각에 대해 업계는 면세점 손상차손환입 업황 부진에 따른 대응으로 해석한다. 자회사부터 정리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라는 것. 이를 뒷받침하듯 업계에서는 호텔신라 주식을 두고 ‘면세점주’라는 평가를 반복해왔다. 실제 수익 구조 대부분이 면세점 사업에 쏠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간 호텔이라는 간판 아래 여행·호텔·면세로 사업을 펼쳐왔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의 중심은 줄곧 면세점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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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어닝 쇼크 성적표 받아든 호텔신라





신라면세점 서울점 / 사진 = 신라면세점



호텔신라는 농협중앙회새희망홀씨 지난 25일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감히 ‘어닝 쇼크’라는 단어를 붙일 만큼 시장의 반응은 충격적이었다. 기대 이하의 실적이었던 탓이다. 호텔신라의 2분기 잠정 실적(연결 기준)에 따르면, 올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1조254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87억원으로 전년 대비 69% 감소했다. 시장 예상치였던 163억원과 비교해도 47% 낮은 수준이다.

호텔신라의 그간 매출 구조를 보면 면세 사업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2024년 기준 매출을 보면 3조 9476억원 중 면세매출이 3조 2819억원, 호텔&레저 매출은 6657억원이다. 면세 매출이 전체 매출의 무려 83% 이상을 차지한다.
수익성 악화 흐름도 뚜렷하다. 영업이익은 2년 연속 감소해 2024년 연결 기준 영업손실 5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영업이익 912억 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순이익 또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해 2분기 274억원의 순이익 달성과 달리 올해 2분기에는 88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호텔신라, 왜 알짜 자회사 매각하려고 하나





SBTM 홈페이지 / 사진 = SBTM 홈페이지 캡쳐



그럼 도대체 왜 호텔신라는 수익성이 검증된 자회사인 SBTM을 매각하려고 할까. SBTM은 삼성그룹 전체 임직원의 출장 서비스를 전담하는 상용 여행사로 업계에서는 일명 ‘알짜배기’ 자회사로 평가받는다. 2017년 호텔신라에서 분사한 이후 삼성 그룹 계열사 임직원의 출장, 항공, 호텔 예약을 도맡으며 그룹 내부 물량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대해왔다.

SBTM처럼 상용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전담 여행사는 대기업의 해외 출장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 상용 서비스는 여행 상품처럼 가격 경쟁에 내몰릴 필요가 없고 일정 변경이 잦은 출장 업무의 특성상 유연한 대응이 중요하다.
항공권 판매에도 일정 수수료가 붙고 호텔 예약과 기타 현지 서비스 제공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어 일반 여행상품보다 마진율이 높은 구조다. 전담 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는 경쟁이 없는 ‘독점 수주’ 형태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특히 해외 출장 수요가 많은 대기업과의 전담 계약은 여행업계에서 흔치 않은 수익원으로 꼽힌다. 기업 내부 네트워크나 윗선의 관계를 통해 전담 여행사가 정해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호텔신라는 자회사 매각으로 방향을 잡았다. 호텔신라의 실적 반등은 호텔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이른바 ‘성골론’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면세 부문이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의 영향이 크다. 이에 현재 면세점 부문 부진이 실적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적 회복의 새로운 동력은 호텔 사업이어야 한다는 ‘역할론’에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이번 매각 추진에 대해 호텔신라 관계자는 여행플러스와의 통화에서 “호텔신라의 실적이 좋지 않은 건 맞지만 SBTM 매각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