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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럽고 합당한 이치’라는 개념을 제미나이로 그려보았다. 이제 단골이 되었다.



지난주 목요일은 제77주년 제헌절이었습니다. ‘제헌절(制憲節 자녀교육비한도 : 만들 제, 법 헌, 명절 절)’은 헌법을 제정하여 공포한 날입니다. 대한민국은 1948년 7월 12일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헌법을 만들었고, 이를 7월 17일에 국민들에게 널리 알렸습니다. 7월 17일은 조선왕조의 건국일이라 이날로 공포일을 맞췄다고 합니다. 이름처럼 법을 만든 날은 아니지만, 헌법 제정과 공포를 기념하는 뜻깊은 날로 생각할 수 있습니 연이자 계산 다. 법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는 날이었는데요. 오늘은 다양한 법률을 비롯해 죄와 벌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법의 어원을 살펴보겠습니다. 한자 ‘법 법(法)’자는, ‘물 수(水)’와 ‘갈 거(去)’가 모여 이뤄졌습니다. 법은 본래 ‘물이 흘러가듯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이치’를 뜻합니다. 물처럼 자연스 무직자 개인회생 럽게 흘러야 하고, 거스를 수 없도록 합리적이어야 합니다. 법을 뜻하는 영단어 ‘law’의 어원은 고대 노르드어인 ‘lagu’입니다. ‘명령이나 권한에 의해 규정된 규칙’, ‘권리, 법적 특권’입니다. ‘정해진 것’, ‘고정된 것’을 뜻하는 인도유럽조어(Proto Indo European) ‘leigh-’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유럽인들이 ‘정해진 규정 신한은행 엘리트론 ’이니 무작정 따르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우리는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프랑스 시민혁명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서양의 law는 ‘힘이 만든 질서’라는 의미로, 동양의 ‘법(法)’과는 언어의 출발점이 다릅니다. 동양의 법이 ‘자연의 흐름’이라면, 서양의 law는 ‘권력의 선언’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헌법, 민법, 형법 등, 법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이 이름들이 뜻을 알면 일상생활에도 도움이 됩니다. ‘헌법(憲法: 법 헌, 법 법)’은 모든 법의 뿌리이자 사회의 기틀을 세우는 규칙입니다 ‘법 헌(憲)’자는 차양막이 있는 마차에서 매서운 눈으로 아래 주변을 감독하는 눈 모양을 그린 글자입니다. 백성을 감시하는 모습에서 시작됐죠. 조금 무서운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만큼 엄격하게 지켜져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영어로는 Constitution입니다. ‘함께’라는 뜻의’con-‘과 ‘세우다’를 의미하는 ‘stituere’가 모인 말입니다. ‘함께 세운 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민법(民法: 백성 민, 법 법)’은 ‘시민들의 삶을 위한 법’으로, 영어로는 ‘civil law’입니다. ‘형법(刑法: 벌줄 형, 법 법)’은 ‘범죄를 처벌하는 법’으로, ‘criminal law’라고 부릅니다. ‘상법(商法: 장사 상, 법 법)’은 ‘상거래의 질서를 위한 법’입니다. ‘장사 상(商)’자를 쓰며, 영어로는 ‘commercial law’입니다. 한자어들은 같은 발음을 가진 다른 뜻 글자가 많아, 이해에 종종 혼동을 겪곤 합니다. 이렇게 어원과 영어로 함께 설명하면 이해가 쉬워집니다. 어원풀이와 멀티랭귀지의 힘입니다.
이번에는 법정으로 가볼까요? 법정에서 만나는 세 ‘사’가 있습니다. 바로 판사, 검사, 변호사인데요.
‘판사(判事)’는 ‘판단할 판(事)’에 ‘일/벼슬 사(事)’자를 씁니다. 말 그대로 ‘옳고 그름과 배상이나 형벌의 양을 판단하는 공무원’입니다. 영어로 ‘Judge’입니다. ‘판단하다’를 뜻하는 라틴어 ‘iudicare’에서 왔는데요. ‘법’을 뜻하는 ‘ius’와 ‘말하다’를 뜻하는 ‘dicere’가 모였습니다. ‘법을 말하는 사람’, 즉 ‘법적으로 판단하고 선언하는 사람’입니다.
‘검사(檢事: 조사할 검, 일/벼슬 사)’는 죄를 밝혀 ‘기소(起訴)하는 공무원’입니다. 기소는 ‘일어날 기(起)’자와 ‘하소연할 소(訴)’자로 이뤄졌습니다. 심판을 요구하는 행위입니다. 검사의 영어는 ‘prosecutor’입니다. ‘pro’는 ‘앞으로’를, ‘sequi’는 ‘뒤쫓다’를 뜻합니다. ‘무언가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사람’ ‘법원에 가져가는 사람’, ‘법적 절차를 통해 얻으려 하는 이’를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변호사(辯護士: 말씀 변, 도울 호, 선비 사)’는 ‘말을 통해 소송 당사자를 돕는 사람’입니다. 영어로는 ‘Attorney’입니다. 라틴어로 ‘임명하다’를 뜻하는 ‘attornare’에서 왔습니다. 대신 말해주는 사람으로 ‘임명된 이’를 가리킵니다. 판사와 검사는 ‘벼슬 사(事)’자를 변호사는 ‘선비 사(士)’자를 쓰네요. 공직자와 민간인의 차이라고 추측해 봅니다.
법정에서는 여러 범죄들을 판결합니다. 종종 들으면서 어떤 뜻인지 아리송한 죄를 알려드리겠습니다. FT아일랜드의 ‘너무나 많이 사랑한 죄’가 떠오르는데, 그건 죄가 아닙니다. 대신 남녀관계에서 종종 거론되는 ‘무고죄(誣告罪: 속일 무, 이를 고, 허물 죄)’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죄가 없는데, 고소하는 죄’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 ‘무’자는 ‘없을 무(無)’자가 아니라 ‘속일 무(誣)’자입니다. ‘꾸며낸 거짓말로 타인을 고소하는 범죄’입니다. 고소를 당하면 경찰과 검찰의 조사를 받고, 커다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소송을 부담해야 합니다. 게다가 판결과 무관하게 나쁜 사람으로 손가락질을 받는 정신적 고통도 감내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파멸로 몰고가는 잔혹한 범죄이니, 처벌도 강하게 해야 합니다. 무고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사례들을 접하다 보면, 너무 불공정하고, 당사자는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어로는 ‘false accusation’, ‘위조된 고발’을 뜻합니다.
이와 함께 많이 들어본 죄로 ‘친고죄(親告罪: 친할 친, 이를 고, 죄 죄)’가 있습니다. ‘친할 친(親)’자에는 ‘몸소/친히’라는 뜻도 있습니다. 친고죄는 피해자가 직접 말해야 성립하는 죄입니다. 피해자의 입이 닫히면, 죄도 침묵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형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싱가포르에는 아직 ‘태형(笞刑: 매질할 태, 벌줄 형)’이 있습니다. 역사극에서 곤장 맞는 모습이 떠오르실 겁니다. 곤장(棍杖)은 ‘몽둥이 곤(棍)’에 ‘몽둥이 장(杖)’자를 씁니다. 여기서 ‘젠장’이라는 말도 나왔는데요. 젠장은 “제기, 난장 맞을!”이 줄어든 말입니다. ‘난장(亂杖: 어지러울 난, 몽둥이 장)’이란 신체 부위 가리지 않고 아무데나 내키는 대로 몽둥이질하는 무시무시한 형벌이었죠. 영어로는 ‘corporal punishment’입니다. ‘몸’을 뜻하는 ‘corpus’에 ‘처벌’을 뜻하는 ‘punishment’가 더해졌습니다. 신체에 직접 가해지는 형벌입니다.
징역형(懲役刑)은 ‘벌줄 징(懲)’자와 ‘일시킬 역(役)’자로 이뤄졌습니다. 노동을 시키는 벌입니다. 영어로는 ‘imprisonment with labor’. 노동하는 감금입니다. 금고형(禁錮刑)은 ‘금지할 금(禁)’자와 ‘가둘 고(錮)자를 쓰는데요. ‘자유로운 행동을 금지하고 가두는 벌’입니다. 징역형과 달리 노역은 시키지 않아서, 영어로는’imprisonment without labor’라고 부릅니다. ‘노동 없는 감금’이란 뜻으로, 과거에는 양심수나 정치범에게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형벌 하나에도 그 시대의 정의가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제헌절의 의미를 마음에 새기며, 오늘 법과 죄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어원풀이와 여러 언어를 통한 동시 해석을 하면, 이해력이 올라갑니다. 학생들의 문해력에도 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사실 저는 법을 잘 모릅니다. 어렵고, 무섭습니다. 아주 머리 좋고 고귀한 분들만 배우고 활용하는 신성한 금기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법을 제대로 알아야 스스로와 가족을 보호하고 사회정의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생활법률을 가르치면 좀더 논리력과 준법정신이 높아지리라 기대합니다. 대신 내용이 쉽고 재미있어야겠죠. 우리 국민 모두 법과 좀더 친해질 수 있도록, 다 함께 머리를 모아보면 좋겠습니다.
*감수: 안희돈 교수(건국대 영어영문학과). 건국대 다언어다문화연구소 소장. 전 한국언어학회 회장
[필자 소개]
말록 홈즈. 어원 연구가/작가/커뮤니케이터/크리에이터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23년째 활동 중. 기자들이 손꼽는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커뮤니케이터. 회사와 제품 소개에 멀티랭귀지 어원풀이를 적극적으로 활용. 어원풀이와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융합해, 기업 유튜브 영상 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