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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며 아니라고 물로 그경북 경주시 감포읍에 위치한 한국원자력연구원 문무대왕과학연구소 교육훈련시설인 '화랑관' 전경. 경주시 제공.


지난 27일 경북 경주시 감포읍 대본리 바닷가 한국원자력연구원 문무대왕과학연구소 건설공사 현장. 소형모듈원자자로(SMR) 개발을 주도할 이곳은 불과 4년 전만 해도 잡초만 무성했으나 이날 현장에는 장비와 토사를 한가득 실은 덤프트럭이 쉴새 없이 드나들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십수년 전 감포해양관광단지로 조성됐지만 미분양으로 방치됐던 연구소 부지에는 첨단연구시설 건물이 속속 들어서며 연구단지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다. 건설현장 입구에는 대형 크루즈 선박 모양의 교육연수시설 화랑관이 2023년 12월 말 완공돼 이미 원자력연구원 대전 본원 연구원 부산전세보증금대출 등 인력 12명이 머물고 있었다.
화랑관에서 만난 우상익 한국원자력연구원 기반조성사업단장은 ”SMR 연구원들이 일할 본관동 공사가 올해 말 마무리되면 문무대왕과학연구소가 본격 가동된다”며 “현재 대전 본원에서 SMR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연구인력들이 이곳으로 자리를 옮겨 연구를 이어나간다”고 말했다.
미래 에너지 시장의 kt통신요금 '게임 체인저'로 급부상한 SMR 개발의 사령탑이 될 문무대왕과학연구소가 올 연말 1단계 시설을 완공한다. SMR은 주요 기기를 모듈화해 공장에서 제작한 후 현장에서 조립할 수 있도록 설계한 발전용량 300㎿ 이하의 소형 원자로다. 발전용량 1,000㎿ 이상 대형 원전 대비 절반 이하 부지에 건설이 가능하며 건설 기간과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국제원자력 마곡 기구(IAEA)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약 80종의 SMR이 개발 중이고, 기술표준은 아직 자리잡지 못했다. 이는 빠른 기술 개발이 곧 기술표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하늘에서 본 경북 경주시 감포읍 대본리 한국원자력연구원 문무대왕과학연구소 건설 현장 모습. 경남중기청 경주시 제공


이 연구소는 경주시 감포읍 나정리와 대본리 총 222만㎡부지에 들어선다. 경주시 앞바다 문무대왕릉에서 3㎞ 거리의 연구소는 애초 계획 당시 이름이 ‘혁신원자력연구단지’였으나, 경주지역 시민 공모를 통해 문무대왕과학연구소로 이름이 바뀌었다.
연구소는 완공까지 국비 2 대형카드사 ,475억원, 도비 410억 원, 시비 1,010억 원 등 총 3,895억 원이 투입된다. 우선 지난 2023년 말 부지 면적 1만3,086㎡에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7만7,515㎡ 규모로 교육훈련 시설인 화랑관이 완공했다. 여기에 첨단연구행정시설 등 4, 5개의 건물이 연결된 본관동이 올 연말 1단계 시설로 준공한다. 신라 수도였던 경주의 역사를 살려 교육시설은 화랑관으로 이름 지었고, 본관동은 천마총에서 출토된 신라 금관을 형상화했다.
1단계 전체 공정률은 이달 말 기준 79.3%다. 2030년까지 연구개발인력과 지원인력이 차례로 배치돼 궁극적으로 1,000명 안팎의 직원이 상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대전 본원에서 기초연구 차원으로 해 오던 미래 원전 연구개발을 문무대왕과학연구소에서는 실증과 산업화 단계까지 전(全)주기를 다룬다.



경북 경주시 감포읍 대본리에 조성될 한국원자력연구원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조감도.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우 단장은 “2단계까지 완공되면 단일 면적으로는 142만㎡의 대전 본원보다 큰 국내 최대 규모의 제2원자력연구소가 들어서게 된다”며 “대형 상용 원전의 연구개발을 주로 수행해온 본원과 달리 이곳은 해양, 우주, 극지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한 SMR의 개발과 실증에 온 힘을 쏟는다”고 말했다.
연구소에는 또 앞으로 미래 원전 개발을 이끌어 갈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글로벌 원자력 공동캠퍼스가 설립된다. 5,000㎡의 부지에 건축면적 4,400㎡의 캠퍼스가 들어선다. 원자력 교육과 연구용의 다목적 임계실험시설 중심의 연구시설이 구축되고 국내 원자력 학사와 석사, 박사과정 심화교육과 IAEA 국제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연구소는 내년 초 개소를 목표로 막바지 공사에 한창이지만 본격 운영까지는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SMR 연구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하는 종합처리시설을 갖춰야 하지만 아직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또 내년부터 연구소를 본격 운영하려면 50억 원의 운영비가 필요하나 정부 예산도 확보하지 못했다. 게다가 학교와 병원 등이 부족한 감포읍 일대 열악한 정주 여건도 연구소 운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27일 경북 경주시 감포읍 대본리에서 소형모듈원자로(SMR) 연구 개발을 주도할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문무대왕과학연구소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경주=김정혜 기자


우 단장은 "건물 완공을 목전에 두고도 내년 운영비조차 확보조차 하지 못했다"며 "예정대로 본관동 공사가 마무리돼 문을 열 수 있도록 경북도, 경주시와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