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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이랑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집값 잡으려다 오히려 노도강이 죽게 생겼어요. 지난주 대출 규제가 나온 직후 상계주공6단지 23평 거래 두 건이 무산됐어요. 매도자도 매수자도 ‘대출 규제 때문에 부담된다’며 거래를 취소하더라고요.”(서울 노원구 A공인중개사 대표)
지난 1일 오전 찾은 서울 노원구 중계동·상계동 일대 공인중개사무소들은 한적한 모습이었다. 정부가 지난 27일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의 최대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초강력 대출 규제를 발표하면서 가격이 저렴한 지역으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풍 한국신용평가정보 선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일대엔 오히려 찬 바람만 불었다.
이 일대 공인중개사무소들은 정부가 서민층이 주로 활용하는 정책자금 대출 한도까지 줄이면서 매수 문의가 급감했다고 입을 모았다. 일반 디딤돌 대출 한도는 2억5000만원에서 2억으로 축소됐다. 신생아 특례 디딤돌 모집인원 0명 대출도 5억원에서 4억원으로, 생애 최초 특례는 3억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신혼부부 디딤돌대출 4억원에서 3억2000만원 줄었다.
상계동 A공인중개사 대표는 “노도강을 사려는 수요가 늘어나려면 서민층이 매수에 나서야 하는데, 주머니에 가처분소득이 없어 오히려 매수 심리가 얼어붙었다”며 “정부가 생애 최초 특례, 신혼 대출, 디딤돌 대 모범규준 출 등 서민을 위한 정책자금 대출 한도까지 규제하니 오히려 거래가 실종됐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사람들은 상급지만 찾고 노도강 집을 샀다가 오히려 애물단지가 될까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지역은 평균 시세가 6억원에서 8억원 사이 분포돼있어,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6억원 한도 규제를 적용해도 담보인정비율(LTV) 70%까지 대출 정기적금 이 가능해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노도강·금관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 금액은 ▷노원 6억1892만원 ▷도봉 5억3439만원 ▷강북 6억2741만원 ▷금천 6억4538만원 ▷관악 7억8911만원 ▷구로 7억1122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노원구 일대 공인중개사무소들은 “기대와 달리 매수 문의가 끊 코트라 겼다”고 강조했다. 상계동 B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 규제로 노도강 매수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과 달리 주말 내내 한적했다”며 “과거 2020년엔 ‘갭투자’로 노도강에 들어오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양상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수요자가 6억 대출을 ‘영끌’해 상계동 아파트를 매수하더라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없어 문의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초강수 대출 규제에도 점점 강화되는 ‘똘똘한 한 채 경향’을 막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중계동 C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대출 규제 발표 후 문의가 늘지 않았다”며 “20년 전만 해도 ‘노원이면 어때, 강남이면 어때’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지금은 죽어도 상급지를 가야 하는 게 매수 트렌드”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정책 시행 초기다 보니 노도강은 관망세이며, 집값이 오를 수 있을지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노도강 아파트를 매도하고 상급지로 이동하려는 ‘갈아타기’ 수요까지 차단됐다고 지적했다.
상계동 D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정권이 교체되고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노도강도 상승기류를 타는 분위기였다”면서 “하지만 정부의 대출 규제 발표 이후 분위기가 잠잠해지고 매수세가 없어 사실상 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도강 아파트를 매도하고 상급지로 가려던 사람들조차 발이 묶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박로명·윤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