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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매입 직후 전남 무안 일대는 기업도시 유치 개발 열풍이 불었다. 땅 투기를 막고자 정부는 전남 무안군 청계면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개발 정보를 사전에 알고 논을 매입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국무 신용카드 하루연체 조정실장을 맡고 있던 지난 2021년 3월, LH 임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 정부측 책임자로 나선 구 후보자는 국회에서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 농지를 사놓는 일은 절대로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농지 투기 막겠다”더니 정작 부 성남도촌지구 인은 논 300평 샀다가 팔아   
구 후보자는 행정고시 32회 출신으로 국가 재정을 전문으로 하는 '예산통'이라 불린다. 구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에서는 청와대 인사제도비서관과 국정상황실장을 문재인 정부에서는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거쳐 기재부 2차관 그리고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했다. 
그런데 구 후보자가 문재인 정 일반대출이자 부의 국무조정실장이었던 2021년 3월, LH 임직원들의 땅 투기 문제가 터졌다. 공기업인 LH의 직원들이 미공개 신도시 개발 정보를 이용해, 농지를 사들였다가 적발돼 큰 사회적 파장이 일었다. 당시 구 후보자는 LH 부동산 투기 사건의 정부 측 책임자로 국회에 출석해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 농지를 사놓는 조건만 일은 절대로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인해 국민들께 큰 실망을 안겨 드리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공직자의 부동산 투기가 다시는 발붙일 수 없도록 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중략)“농사를 진짜 이 사람이 와 청주차량담보 서 짓는지, 이제는 이것을 수시로 점검할 겁니다. 그래 가지고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 그냥 농지를 사 놓는다? 앞으로는 그것 절대로 안 될 겁니다.”- -구윤철 당시 국무조정실장(국회 정무위원회 / 2021. 3. 16)

그런데 뉴스타파 취재 결과, 구 후보자 배우자가 지난 2004년 전남 무안의 논 992㎡(300평)를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구 후보자가 2007년 청와대 인사제도비서관으로 일할 때 신고한 재산 내역에 나온다. 
재산 내역에 적힌 땅값은 3,840만 원이다. 그런데 당시 구 후보자의 주거지는 경기도 성남 분당의 아파트였다. 네비게이션으로 자택에서 논까지 거리를 측정해봤더니 318㎞였다. 
뉴스타파는 무안군 청계면사무소에 이 땅의 주인이 2004년에 실제 농사를 지었는지 물어봤지만 “개인정보여서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  4000제곱미터의 논은 구 후보자 배우자인 민 씨가 992제곱미터를 쪼개서 매매하는 등 일곱차례 쪼개기 매매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쪼개기 시점은 2003년 12월부터 2005년 8월까지, 2년이 채 안 되는 시점이다. 이 시기 전남도와 무안군이 기업도시 유치전에 나섰고, 실제로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도시 시범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2년 사이에 1200평 논 일곱차례 쪼개기 매매... 수원, 분당, 용산 등 외지인들 
해당 농지의 등기부등본을 보니 일반적인 매매가 아니었다. 구 후보자 배우자를 비롯해 타지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원래 이 논의 면적은 4000㎡였다. 그런데 2003년 12월, 두 개의 필지로 쪼개졌다. 이듬해 1월, 쪼개진 논의 일부인 992㎡를 구 후보자 민 모 씨가 사들였다. 같은 해 4월 수원에 사는 권 모 씨가 나머지 논을 샀다.
이후에도 같은 방식으로 서울 용산구와 송파구에 거주하는 차례로 논의 일부를 사들였다. 2년간 쪼개고 또 쪼개서 7차례에 걸쳐 거래가 이어졌다.
농지 분할 매매는 기획부동산의 전형적 투기 수법 중 하나다. 2021년 LH 부동산 투기 사건 때도 임직원들이 농지를 분할해 매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왜 이 같은 일이 벌어졌는지 무안군 일대의 공인중개사들에게 물어봤다. 등기부등본을 살펴본 지역 공인중개사는 "정상적인 거래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어 "여기에 누군가 주도권을 가지고 부동산에 개입을 했다든가, (전화)마케팅을 시켰다든가 해서 이렇게 (구매자를) 모집을 하는 것"이라면서 기획부동산 형식의 투기 가능성을 거론했다. 
실제로 구 후보자 아내가 논을 사들인 직후인 2004년 6월, 전남도와 무안군은 기업도시 유치를 추진했다. 그 다음해, 정부는 무안군 등 4곳을 기업도시 시범구역으로 선정했다. 2009년 무안군에는 한중합작 기업도시 법인까지 만들어졌다. 



▲ 구윤철 배우자가 무안군 청계면의 논을 사들인 뒤 1년 반 만에, 무안군의 기업도시 유치가 확정됐다.  


언론에 투기 열풍이 보도되자, 정부는 구 후보자 배우자 논이 위치한 무안군 청계면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단속까지 실시했다. 그러나 결국 기업도시 개발은 좌초됐고, 거품도 꺼졌다.
개발이 무산된 탓인지, 지난 2015년 이 논의 공유자 중 한 명이 농지를 경매해 그 금액을 나누자고 소송을 벌인 사실도 확인된다. 이 소송으로 농지가 경매로 넘어간 탓에 구 후보자의 배우자가 정확히 얼마에 농지를 팔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뉴스타파는 구윤철 후보자를 찾아가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봤지만 "답변을 준비 중이다. 청문회에서 말씀드릴 것이고 충분히 해명될 것"이란 답변만 받았다. 이에 따라 ▲구 후보자 가족이 직접 농사를 지었는지 ▲기획부동산 식의 쪼개기 매매를 한 이유가 무엇인지 ▲일련의 사실들을 구 후보자도 알고 있었는지 등이 인사청문회 쟁점이 될 전망이다. 
뉴스타파 강민수 cominsoo@newsta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