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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우주의 비밀 열쇠, 우주의 돌’입니다. 우주 진화를 보여주는 행성의 돌들을 모아 박물관을 만들었네요.”
지난 5일 오후, 아이들의 상상력이 우주와 맞닿는 특별한 순간이 펼쳐졌다. 서울 연세대 미래교육원 대강당에서 200여 명이 지구 상공 400㎞에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미국 우주인이 한국 초등학생의 그림을 소개하는 모습을 생중계로 지켜봤다.
국내 제약사 보령은 이날 한국과학창의재단과 함께 청소년 우주과학경진대회 ‘휴먼스 인 스페이스(HIS) 유스’의 골든브릿지자산운용 지난해 수상작을 우주에서 발표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보령은 HIS 유스 대회에서 ‘우주정거장에서 나의 하루를 상상해 보세요’를 주제로 그린 그림 20점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대회 수상작들은 미국으로 가서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에 실려 지난 6월 ISS로 향했다. 2008년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박사의 비행 이후 17년 소장 만에 한국의 창작물이 우주에 도달한 사례다.
이날 생중계에서 미국 우주인 페기 윗슨(Peggy Whitson, 65)이 한국 초등학생의 그림을 소개했다. 윗슨은 미 항공우주국(NASA) 최초의 우주정거장 탐사대 여성 사령관으로 2008년 이소연 박사와 같이 우주로 갔다. 현재는 민간 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의 탐사대 ‘AX-4’ 사령관으 프리워크아웃신청방법 로 우주정거장에 머물고 있다.







스크린에 우주에 있는 윗슨 사령관이 나타나자 아이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헬로우, 닥터 윗슨(Hello Dr. Whitson)”이라는 아이들의 인사에 윗슨 게산기 사령관은 밝게 웃으며 “미래의 우주 리더가 될 여러분과 만나게 돼 기쁘다. 오늘 이 자리까지 온 여러분들을 축하한다”고 답했다.
이어 윗슨 사령관은 수상작을 하나씩 소개했다. 수상작 속에는 우주에서 여는 파티, 지구 쓰레기로 위험에 처한 우주 정거장, 낯선 행성을 향한 여행 등 아이들의 상상이 담겨 있었다. 윗슨 사령관이 작품을 소개하던 디딤돌대출 필요서류 중 실수로 작가 이름이나 제목을 다르게 말하자 객석 곳곳에서 “노(No)”라고 하는 아이들의 귀여운 항의가 터져 나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ISS와의 연결이 종료된 뒤 수상자 중 김시윤, 안소율 학생이 무대에 올라 짧은 소감을 전했다. 김시윤 학생은 “영원히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고, 안소율 학생은 “이번 기회로 우주에 더 관심이 생겼다”고 했다.
생중계 전 행사장 입구에는 수상작들이 전시돼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그림 앞에 선 아이들은 자신의 작품을 가족들에게 자랑스럽게 설명했고, 부모들은 휴대전화 카메라로 그 순간을 담았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김정균 보령 대표도 행사장을 찾은 귀빈들에게 작품 하나하나를 소개했다.



지난해 선정된 20점의 수상작./보령


이날 우주 생중계 행사가 성사되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당초 수상작 그림을 실은 로켓은 지난해 8월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ISS 일정 조정, 악천후, 발사체 산화제 누출 등으로 수차례 일정이 연기됐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6월 25일 발사에 성공하며 그림이 ISS에 전달됐다.
김정균 보령 대표는 이날 “이 자리에 오기까지 정말 쉽지 않았는데, 그 과정을 겪으면서 다음 세대를 위해 해야 할 일이 정말 많다는 걸 느꼈다”며 “언젠가는 한국 땅에서 한국 로켓을 타고, 우주에 확보된 한국의 공간에 가서 한국 우주인이 아이들의 그림을 직접 소개하는 날이 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이번에 그림이 실린 로켓이 발사된 케네디 우주센터의 발사대는 1969년 아폴로 11호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하기 위해 날아올랐던 바로 그 곳”이라며 “아폴로 11호가 인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듯, 오늘은 한국이 우주로 한 걸음 더 나아간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보령은 과학 문화 분야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 그림뿐 아니라 학생들이 실제로 직접 기획한 실험물까지 지구 상공의 우주정거장과 나중에 건설된 달 정거장까지 보내는 방식으로 행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우성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대기업들이 과학 문화와 관련된 CSR에 소극적이던 시기에, 보령처럼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 기업이 먼저 발을 내디딘 것은 의미 있는 변화”라며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과학 행사를 넘어, 과학기술 문화·교육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사례이자 기업의 도전이 사회 전체의 변화를 이끌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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