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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때 ‘댓글 공작’을 벌인 의혹을 받는 ‘리박스쿨’이 5년 전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의 서울 광화문 집회 홍보 신문광고를 제작한 정황이 나왔다.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는 지난 10일 국회 청문회에서 전 목사와의 관계를 추궁받자 “관계가 전혀 없다”고 답했으나, 이와 상반되는 정황이 나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손 대표의 발언은 위증”이라고 지적했다.
14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2020년 8·15 대국본 집회를 앞두고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전광훈 목사와의 협의 은행금리계산 사항’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보면 ‘공동대회장명으로 신문광고 게재 지원(약 2500만원)’이라는 항목이 적혀있었다. 여기엔 ‘※리박스쿨에서 내용 디자인 제작’이라고도 돼 있었다. ‘조선, 동아, 중앙, 문화일보 등’ 이라는 내용과 함께 ‘시안은 우리가 만들어서 한기총에 주면 그걸로 반영 광고 예정(D-4일부터)’이라고도 적혀있었다. 이는 리박스쿨과 함께 사무 사용료 실을 쓴 육사총구국동지회(육총) 내부 문건이다.
실제 여기에 언급된 언론매체들의 지면에는 2020년 8월15일 열린 대국본 집회에 앞서 집회를 홍보하는 신문광고가 게재됐다. 집회를 5일 앞둔 2020년 8월10일부터 15일까지 4개 매체에 매일 광고가 실렸고, 당일인 15일에는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에만 광고가 게재됐다. 광고에 쓰인 대표자 mg새마을금고보험 명단 등도 문건 내용과 대체로 일치했다.
2020년 8월14일자 조선일보 32면에 게재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집회 광고. 조선일보 갈무리
2 신용보증 020년 8월12일자 중앙일보 31면에 게재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집회 광고. 중앙일보 갈무리
육총 관계자도 이 광고 제작과 게재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2020년 육총 간부를 맡았던 A씨는 지난 13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관련 신문광고 등을 과거부터 리박스쿨이 맡아서 해 왔냐’는 질문에 효과적인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집회는) 여러 우파단체가 모여서 하는 게 더 임팩트가 있고 전 목사가 동원력이 있으니 전 목사가 다 동원했다”, “오래돼서 잘 기억은 안 나지만 (광고 제작 등은) 리박스쿨이 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는 “손(효숙) 씨가 전 목사의 회의체에는 직접 나타나지는 않았다”며 “(당시) 리박스쿨이 주도적으로 활동할 위치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문건이 사실이라면 손 대표가 청문회에서 한 증언의 신빙성도 의심받게 된다. 손 대표는 지난 10일 국회 교육위원회 열린 리박스쿨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전 목사와의 관계를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일면식도 없다”, “집회현장에 나오기 때문에 아는 것뿐이지 직접 소통한 적 없다”, “개인적으로 인사 나누고 할 일은 없다”며 관계를 부인했다. 그러나 리박스쿨이 당시 대국본 광고를 맡아 제작했다면 적어도 2020년부터 보수단체 집회 등을 위해 리박스쿨과 전 목사 측 단체가 서로 협력해 온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손 대표에게 국회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이 규정하는 위증죄 소지가 있다고 봤다. 김성순 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미디어언론위원장은 “단체 간 교류가 있는 정황이 있기 때문에 개인 간 ‘일면식도 없다’는 이야기는 믿기 어렵고 수사를 통해 위증 여부를 밝힐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손 대표 측 변호인은 대국본 광고 제작 경위 등에 대해 “담당자가 누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리박스쿨은 그런 식의 용역을 받아서 할 정도의 능력도, 직원도 없는 곳”이라며 “전 목사에게 확인할 일로, 우리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는) 전 목사와 식사 한번 한 적 없고 광고계약 같은 것도 한 적 없다”며 “리박스쿨은 이런 행사를 진행하거나 이름을 올리거나 어떤 작업도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대국본 측은 전 목사의 입장을 묻는 말에 “당시 직접적으로 광고를 진행한 사례 외에 ‘리박’ 관련 광고 집행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대국본 광고는 모두 대국본 내부에서 제작한다”고 밝혔다.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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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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